서울이야기

2006, 대학로 Part 1

reisekorea 2023. 5. 27. 17:53

대학로라는 곳은 대학에 들어갔던 93년 가을에 처음 가봤다. 무슨 일이었는 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했던 나를 친구가 끌고 왔었는 데. 어느 극장에선가 찰리 쉰이 나왔던 삼총사라는 영화를 봤고 밥도 먹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그때도 누군가가 이런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런 스탠딩 개그는 아니었을 지 몰라도. 고등학교 바깥의 세상을 그다지 본 적이 없었고 대학에 와서도 대학로에 진출한 적이 없었던 나로서는 신기했다. 하긴 신촌이라는 곳도 대학에 들어와서 여름 방학이 되어서야 처음 가 보았으니 나도 어지간히 모범생이었던 모양이다. 2006년 봄 다시 그 자리를 갔다. 거리의 개그맨이 개그를 하고 있었다. 내가 본 순간 그가 한 개그는?

 

독도를 일본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다케시마

그걸 거꾸로 하면? 맛있겠다.

대마도를 일본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쓰시마

그걸 거꾸로 하면? 맛있으.

대마도를 먹고 나서 독도까지 먹으려 하다니. 하여간 이 개그 생각해낸 저분에게 박수를(/박수만?) 보낸다.

 

신촌에 민들레 영토라는 찻집이 있었다. 차 한잔을 시켜놓고 눌러 앉아 있으면 눈치가 보이던 다방. 민들레 영토라는 찻집은 차값도 달랑 천원만 받았고 오랫동안 죽치고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아 어느새 대학생들이 세미나를 많이 하는 공간이 되어 갔다. 학생들의 코묻은 돈이었지만 주인은 꽤 돈을 번 것 같고 내가 스터디를 하러 처음 찾았던 98년 신촌 민들레 영토의 차값은 3천원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무한 리필이 되는 건 훌륭했고. 99년 대학로 점이 문을 열었던 것 같다. 성균관대에 다니던 친구가 만든 스터디에 참가하면서 몇번 들렸던 이곳. 어느새 6명이 되지 않으면 세미나실 예약이 불가능하고 그 이하라도 6명 요금을 받는, 뭐 그런 조금 팍팍한 공간이 되어 있었다. 예쁘게 건물을 지어놓고 동화속 주인공 같은 옷을 입은 분들이 서빙해 주는 면도 있기는 했지만. 옛날엔 점심시간에 밥도 공짜로 주던 곳이었는 데 이제는 대부분의 메뉴를 팔고 공짜인 건 컵라면 뿐. 뭐 그래도 스타벅스의 라이벌이라고 신문을 장식하기도 하는 걸 보면 아직도 이만한 곳은 없는 모양이다.

 

대학로는 연극의 메카이다. 수많은 배우들이 이 무대에 오르려고 노력을 하고 그리고 대학로의 연극 무대에서 활약한 배우들이 지상파 방송에 등장하여 연기파 배우로 활약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아직까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한번도 봐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언젠가 한번 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