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추억

2007, 제주 경마공원

reisekorea 2023. 6. 2. 12:14

제주도는 말의 산지로 유명한데 역시 경마장이 있었다. 경마장은 도박의 이미지를 벗어나 가족단위의 손님을 끌기 위해서인지 공원으로 단장을 해서 경기가 없는 날엔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말을 형상화한 청동상이 나오는 데 꽤 멋져 보였다.  

 

경마공원에는 봉분을 쌓아 제단을 만들고 말의 혼을 기리는 마혼비를 세워 놓았다. 하루방이 제단을 지키게 하고 비석 주위에는 장승을 둘러 놓았는 데 문득 아시안 게임에서 낙마 사고를 당한 우리나라 승마 대표선수가 떠올랐다. 그 선수가 타고 있던 말은 카타르의 국내법에 의해 안락사가 금지되어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안락사당할 운명이라고 들은 것 같은 데.

 

내가 경마공원을 찾았을 때는 경기는 없었고 경마장에는 연습을 하는 분들이 좀 계셨다. 경마장답게 전광판이 있고 스탠드에서 경마경기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는 데 마권을 사고 흥분에 휩싸인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서 조금 싱거웠지만 생전 처음 경마장을 본 것이라 '경마장이 이렇게 생겼구나'라는 걸 알았다는 데 만족하기로 했다. 경마장 앞에는 말을 고르는 방법이 써있는 안내판이 있는 데 너무 배가 처지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은 말을 고르라는 건 상식적이었지만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는 말을 겨울에는 땀을 흘리지 않는 말을 고르라는 건 새로 알게 된 사실이었다. '말도 땀을 당연히 흘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