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국립 경주 박물관
경주 박물관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만든 종인 에밀레 종이 걸려 있다. 이렇게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모조품이겠지만. 지금은 작고하신 기계설계학과의 염영하 교수님이 이 종을 연구하셨다. '한국의 종'이라는 논문도 발표하시고 했는 데 아주 복잡한 유한요소법 계산을 통해 타종 위치가 무게 중심이 아닌 center of percushion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래서 가장 음향학적으로 아름다운 소리가 나도록 했다는 데. 그 말을 전해 들은 산업공학과의 인간공학 하는 선생님은 잘 모르겠고 그냥 인간 공학적으로 사람이 치기 편한 위치에 달아 놓은 것 아니냐고 하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물론 더 유명한 이야기는 어린 아이를 주조할 때 넣었다는 것이겠지만.
서울의 국립 중앙 박물관과 함께 우리나라의 2대 박물관으로 꼽히면서 서울과 쌍벽을 이루는 훌륭한 콜렉션으로 유명한 박물관이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삼국시대 이전의 세형청동검부터 안압지에서 출토된 유물까지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신라는 金의 나라였다는 걸 실감하게 될만큼 금 세공품이 많고 특히 날출자 모양이 특징인 신라의 금관이 인상깊다. 出형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나무를 상징하고 거기에 달린 수많은 옥장식은 태아를 상징하여 전체적으로 다산을 상징한다고 한다. 여왕이 왕위에 오르면서까지도 지키려고 했던 성골이 대가 끊기는 걸 봐서는 다산을 기원하는 정서를 갖게 되기는 했던 모양이다.
지구를 걷는 법'에 보면 경주의 음식에 대해 '세계적인 관광지인 경주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맛있는 음식은 별로 없다.현지인에게 물어보면 해장국이나 쌈밥을 추천한다. 쌈밥집이 몰려있는 골목이 있다.'정도의 내용이 실려있다. 그런가? '경주'하면 생각나는 요리가 별로 없기는 하다. 황남빵을 빼고는. 경주에서 묵었던 숙소에서는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식당을 이곳 저곳 추천해 주는 데 그중 한 곳이 '6시 내고향'이라는 곳이었다. 그 숙소에서 준 약도를 손에 들고 들어갔더니 식당 주인 아주머니는 외국인이라고 생각하신 듯 했다. 영어 메뉴판을 들고 오면서 일본인이냐고 물어보시는 데 일본말 하면서 일본인인척 해볼까 하는 장난기가 잠시 발동했지만 참았다. 한정식을 시켰는 데 갓 만들어낸 된장찌개, 계란 말이와 함께 냉장고에서 갓 꺼낸 -_-; 각종 반찬을 먹을 수 있다. 가격은 5000원. 비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같은 가격에 공주의 고마나루에서 먹었던 밥이 더 좋다고 평가할 수 밖에...
경주박물관을 마지막으로 기차시간이 다 되어 경주여행을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다. 가까이 와서 분황사를 보지 못한 건 좀 아쉬움으로 남았다. 사진은 서울로 가는 길에 KTX동대구 역에서 찍었다. 경주에는 아직 KTX가 들어와 있지 않아 무궁화열차로 동대구까지 와서 서울행 KTX로 갈아타고 서울로 향했다. 올해 벌써 3번이나 경주를 찾았고 그중 2번은 철도를 이용해 동대구역에서 갈아탔으니 동대구역은 이제 제법 낯익은 곳이 되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 도시 중 한군데인 대구를 구경해 본 적은 없다. 3번이나 경주에 왔지만 여행이 허락된 시간은 길지 않아 그리고 볼수록 더 보고 싶은 곳이 생겨서 경주에 언젠가 또 오고 싶어지고 만다. 다음에 경주에 오면 남산의 괘릉과 포석정, 그리고 수학여행때 가 본적이 있긴 하지만 감포의 대왕암에 다시 가보고 싶어진다. 물론 이번에 놓친 분황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