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여름, 헌인릉 Part 1
2023년 여름 헌인릉을 찾았다. 어릴 때는 소풍을 가기도 했던 곳 같은데 선정릉에 비해 접근이 좋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찾지는 않는 곳 같다. 내가 찾았을 때도 관람객은 거의 없는 매우 조용한 상태여서 왕릉의 느낌을 잘 받을 수 있었다. 대신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는 비닐로 봉분을 덮어놓는 것 같았다. 왕릉의 기본 구조는 앞에 개울과 금천교가 있을 때가 있고 영혼이 지난다는 홍살문에서 향로가 이어져 정자각이 나오고 뒤에 봉분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헌인릉은 이름처럼 헌릉과 인릉이 함께 있는 곳인데 사진 속의 능은 인릉이다. 인릉과 헌릉은 멀리서도 구분이 가능한데 인릉은 봉분이 1개이지만 헌릉은 왕과 왕비의 봉분이 함께 있어 봉분이 2개이다.
홍살문에서 정자문으로 이어진 길은 향로와 어로인데 어로가 오른쪽의 낮은 길이다. 왕보다 조상이 높아 향이 높은 길을 가고 조상에게 제를 올리러온 왕은 옆의 낮은 길로 가야하는 것 같다. 정자각의 정은 丁이고 모양에서 유래한 것 같다. 예상을 할 수 있듯이 왕들은 정자각에서 선왕에 대한 제사를 올린다.
정자각 오른쪽에는 비각이 있어서 왕의 행적을 적은 신도비가 들어 있다. 인릉의 주인공은 순조이다. 순조는 정조의 아들이고 왕세자 출신이라 당연히 순종이 될 것 같았는데 순조이다. 순종이라는 이름은 고종의 아들인 우리나라 마지막 왕이 가져갔다. 일단 순조가 죽은 직후에는 순종으로 불리웠는데 철종 때 순조로 추존이 되었고 고종 때 황제로 추존이 되었다고 한다.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정조가 일찍 승하하여 순조는 11살에 즉위하고 새할머니인 정순왕후가 3년간 수렴청정을 했고 이후에 외척의 세도정치, 민란, 자연재해로 편치 않은 재위기간을 보낸 것 같다. 부인이었던 순원왕후는 세도정치의 대명사 안동김씨의 김조순의 딸이었으니 기를 펴기 힘들었을 듯 하다. 순원왕후는 손자인 헌종 때와 양아들인 철종 때 수렴청정을 했고 철종 때 파주에 있던 남편의 무덤을 현재의 서초동으로 옮기고 본인 사후에 합장되었다고 한다.
인릉을 가까이서 보면 이렇다. 무신과 문신 그리고 12지에 나오는 동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동물이나 이 자리에 오를 수는 없는 것 같다. 무인석과 문인석 옆의 동물은 말이고 무덤 주위에는 12지 중에서 영험하다는 호랑이와 양만 자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