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

2024 정독 도서관

reisekorea 2024. 6. 12. 03:39

고등학교가 평준화되기 전 우리나라 최고 명문 고등학교는 경기고등학교였다. 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일제시대 때부터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내 은사님은 고입 재수를 하시기도 했다. 지금은 봉은사 옆으로 이사를 갖고 원래 경기고등학교 자리는 정독 도서관이라는 도서관이 되어 있다. 건물 중에 일제시대에 지어진 가장 오래된 건물은 교육 박물관이 되어 있다.

 

내부에는 독립운동가 김호에 대한 전시도 있지만 (잘 모르던 독립운동가 였지만 많은 역할을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기는 했다.) 눈길을 끈 부분은 내가 어릴 때 들고 다녔을 법한 책가방, 신발주머니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저 가방 버클의 찰칵하는 느낌이나 저 신발주머니에서 꺼내던 하얀 실내화를 4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옛날 경기고등학교는 이런 모습이다. 가운데 부분을 탑처럼 높인 건물, 로비처럼 만들어 놓은 입구 그리고 건물 앞에 분수대가 인상적이다. 

 

건물은 고등학교 치고는 꽤 크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대학 캠퍼스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여러 동의 건물이 연결된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이곳은 벚꽃의 명소로 알려져서 벚꽃 시즌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 초여름의 정독 도서관은 분수 덕분인지 푸른 나무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물론 보통의 서울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에 비해 조경이 매우 뛰어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촌을 돌아보고 나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스프카레를 먹고 싶어졌다. 겨울도 아닌데 초여름에 왜 스프카레가 먹고 싶어졌는 지는 지금도 이해가 잘 되지는 않았다. 구글을 검색하다보니 광화문의 초이 다이닝이라는 곳이 검색이 되어 찾아갔다.

 

스프카레 정식을 시켰을 때 이런 놈이 나왔다. 사진으로 보니 비주얼이 그렇게 나빠 보이지는 않지만 맛은 사실 실망스러웠다. 안에 들어가는 음식들을 특히 치킨을 튀겨서 넣은 게 너무 아쉬웠다. 이건 스프카레가 아니라 카레 국에 퐁당 빠진 가라아게였다. 스프카레는 신선한 재료를 버터를 잔뜩 발라 오븐에 구워서 카레에 넣어야 하는 데.... 결국 내가 원하는 스프 카레를 먹기 위해서는 홍대에 있는 스아게애 가야 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