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덕수궁 Part 1

계속 수리중이었던 덕수궁 대한문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는 위병도 지키고 있다. 대한문은 원래 정문 역할을 하는 남문이 아니고 동문이라고 한다. 보통 정문역할을 하는 남문의 경우 가운데 '화'라는 글자를 넣는다고 한다. 경복궁의 남문은 '광화문' 창덕궁의 남문은 '돈화문'이 된다. 불행히 덕수궁의 남문은 남아있지 않다. (덕수궁의 대한문은 다시 수리에 들어갔다.)

 

덕수궁도 다른 궁궐과 마찬가지로 개울이 흐르고 금천교라는 다리가 있다. 금천교의 금이 보통 禁인 경우가 많아 천하고 악한 것이 이곳을 넘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는 데 가끔 錦을 쓰는 금천교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물인 중화전으로는 중화문을 통해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중화문 처마 밑에는 새들이 집을 못짓게 만든 부시라는 망이 있다. 지금은 벌집모양의 철망이지만 예전에는 명주로 엮은 망을 이용했다고 한다.

 

Lonely planet에는 덕수궁에 대해 '규모는 다른 궁궐보다 작아 좀 실망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도심의 빌딩 숲 한가운데 있다는 느낌이 특이하다.'는 평이 나와 있다. 바로 이웃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는 건 나름대로 신기하긴 하다. 서로다른 시간이 공존하는 듯한. '전'이라는 이름의 건물이 보통 건물들 중에서 가장 격이 높다고 한다. 기둥도 원주로 되어 있고. 중화전은 임금님이 집무를 보던 곳이다. 화강석을 그대로 사용하여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면서도 가죽신을 신은 사람들이 미끄러지지 않게 설계했다는 박석, 그리고 서열에 따라 나란히 섰다는 품계석. 한쪽은 문관 한쪽은 무관이 섰다고 하는 데 무관 중에도 '정1품'이 존재했냐?는 질문에 당황하는 지킴이. 10년만에 찾은 덕수궁에서 2가지를 배웠다. 중화전 귀퉁이에 있는 향로같이 생긴 鼎. 향은 아니라는 데 그럼 뭘로 연기를 만들었냐고 질문해 또다시 지킴이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여간 이놈은 임금님이 계실때 연기를 피워 그 사실을 알리는 용도라고 한다. 그리고 가마솥같이 생겨서 물을 담아 보관하던 '드므', 그놈은 불이 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부적같은 의미라고 한다.

 

누군가가 말했다. '우리나라 고궁의 굴뚝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굴뚝이라고' 세상의 모든 굴뚝을 다 구경한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구경해본 경험으로는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