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문인 광화문의 모습이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길인 세종로가 펼쳐져 있다.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함께. 광화문은 한국 전쟁으로 파괴되어 박정희 대통령 때 복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8군데가 잘못 복원되었다고 들었다. 8가지가 전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기억이 나는 것들 중 첫번째는 이 놈이 날림 공사라는 것이다. 콘크리트로 대충 발라 놓은 부분이 있다. 두번째는 경복궁의 나머지 건물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지금은 철거되었지만 구 조선총독부를 기준으로 해서 정확한 동쪽이 아닌 일본 천황을 향하게 문이 나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광화문이라는 현판인 데 조선시대에 한글 현판을 달았을 리는 없고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문화유산에 자기 글씨 남기는 건 좀 그렇다. 김일성이 금강산 1만 2천 봉에 자기이름 새긴걸 금수강산 망친다고 욕하던 우리가 아니었나? 물론 그에 비하면 약하지만 객관적으로 봐선 만행이다. 이제는 박정희 대통령도 작고하시고 개발 독재지만 나름대로 존경받고 그때를 생각하는 분들의 향수의 대상이 된 데다가 글씨도 개성있기 멋지게 쓰시긴 했다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나름대로 잘 지어놓은 조선총독부를 부술 이유도 없었을 지 모른다. 문화재 복원은 철저한 고증에 의해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고루한 것일까?
(2006년 광화문은 아직 저런 상태였던 것 같다. 2023년 현재 여러 우여곡절 끝에 경복궁은 위에 나온 오류들을 수정하여 복원이 되었다. 광화문 앞의 월대도 복원할 계획이라고 들은 것 같다.)
경복궁은 물론 태조 이성계가 서울로 수도를 옮기면서 건설되었다. 경복궁이라는 이름은 조선건국의 1등공신인 정도전이 지었다고 한다. 경복궁 안에 있는 각 건물들의 이름은 세종대왕이 즉위하시고 집현전 학자들에게 지어오라고 해서 만들었다고 하고 이 문의 이름이 그 당시에 홍례문(弘禮門)이 되었다고 한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고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건이 된다. 그때 고종황제가 弘이라는 글자가 청나라 건륭제의 이름이어서 興이라는 글자로 바꾸자고 하여 흥례문(興禮門)이라는 이름이 된다. 이곳에서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고종황제는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고 그 후에는 국사 시험문제에 잘 나오듯이 경복궁이 아닌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하기 때문에 아관파천을 하는 순간을 끝으로 경복궁은 궁궐로의 역사를 마감하게 된다. 그후에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 일본 사람들은 '부당은 했지만 불법은 아니다. 너네도 도장찍지 않았냐?'라고 하기는 하지만 - 바로 이 자리에 총독부를 지으면서 흥례문은 사라졌다. 그리고 총독부를 철거하고 이곳을 복원하면서 다시 재건된 건물이다. 문 아래 계단이 3등분이 되어 있고 가운데 부분의 양쪽으로는 서수(瑞獸)라는 동물 조각이 양쪽으로 장식된 계단이 아닌 비탈의 형태로 되어 있다. 임금님이 가마를 타고 지나가기 위해 그렇게 해 놓았다고 하고 답도(踏道)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숭례문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볼 때 옆에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 있었다.
유학생: 중국 가보셨어요?
나: 아니요. 아직...
유학생: 저는 산둥반도 출신이고 이전에 북경에 놀러가서 자금성을 봤고 지금 한국에 와서 경복궁을 봤어요. 경복궁 저~~어~~~엉말 작아요.
나: 아...네... (이거 일본 애들이 다 헐어버리고 10%정도 밖에 안 남아 있는 거구요. 그래도 일본이나 태국에서 본 건물들보다는 공간감이 느껴지는 건물이라 전 맘에 들던데. 쩝...-_-; 그리고 류큐왕국(지금의 오키나와)의 수리성도 당시에 조선에 왔던 사신이 경복궁을 보고 감탄해서 지은거래요!!...)
뭐, 자금성을 본 사람은 경복궁은 자금성의 화장실 정도의 규모라고 하기도 하지만 서울 한복판에 이만큼이 고궁으로 남아 있는 것에 감사한다. 경복궁의 대표적 건물인 근정전(勤政殿)은 여기서 정치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정도전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뭔가 세계 어느 건물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각이 잘 잡힌'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주장하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내가 '한국의 미'에 세뇌되었기 때문이라는 반격이 들어오려나? 이만큼만 '화려'해야 고급스럽고 더이상 '화려'하면 싸구려 같아 보인다고 주장해도 마찬가지일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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