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폴리라고 주장하는 도시가 2군데 있다. 한군데는 해양 엑스포를 준비중인 여수, 다른 한 곳은 이곳 통영이다. 두 도시는 각각 전라도와 경상도의 도시 이지만 모두 이순신 장군과 관계가 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기도 하다. 통영은 한려해상 국립 공원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이제는 제법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듯 했다.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고성을 지나 안내판에 통영이 보이며 섬들이 한려 해상의 섬들이 눈에 보일 때 노르웨이의 피요르드를 연상시키는 모습에 감동받고 말았다. 처음 목적지는 거제도의 옥포 조선소여서 버스에 계속 남아 있었다. 부산에서 거제도로 가는 버스는 보통 통영에서 다음 손님을 태워 가기 때문에 천천히 운전하고 출발도 늦다. 그래서 프로 들은 통영이 종점인 버스를 타고 통영에서 갈아탄다고 한다. 어쨌든 해는 저물어 나름대로 유명한 통영의 야경을 보며 거제도로 갔다.
부산에서 거제도까지 간다고 하면 질문이 들어 온다. "고현으로 가세요? 장승포로 가세요?"
당황한 나는 대답한다. "그게 어떻게 다르죠?"
버스표 파는 분이 "고현은 마을 있는 곳이고 장승포는 바다에요."
"쩝, 저는 옥포 아일랜드 호텔에 가는 데 어떻게 하죠?"
"장승포까지 끊으시면 안전할 것 같은데요.."
하여간 이렇게 해서 버스를 타고 거제도로 향했다. 버스를 가면서 현지인에게 전해들은 정보는 목적지인 청포 횟집이라면 고현에서 장승포로 가는 길에 옥포 소방서 다음 어딘가에 버스기사 아저씨한테 내려 달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어쨌든 무사히 도착.
이 작은 횟집을 꽤 많은 사람이 알고 있고 다음에서도 검색할 수 있는 게 놀라웠다.
너무 배가 고팠다가 먹어서 별로 안 먹히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져 정말 맛있는 자연산 광어회를 앞에 두고도 마음껏 즐기지 못한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통영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남망산 공원에서 바라본 마리나 리조트의 모습이다. 방이 넓고 전망도 정말 좋았던 것 같은 데 술을 잔뜩 먹고 잠이 들어 충분히 즐기지 못한 건 아쉽다. 이 사진을 보니 통영을 이렇게 휙이 아닌 꼼꼼히 여행하고 싶은 충동이 밀려온다. 지구를 걷는 법이나 Lonely planet모두 이 곳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나폴리라고 주장하는 통영이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어촌 정도로만 보인다. 그래도 리조트 앞에 정박해있는 보트 들을 보면 평가가 좀더 좋아져서 '나름 지중해 분위기가 나네.' 쪽으로 돌아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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