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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야기

2023 봄, 경복궁 1

2023년 봄, 1년 반만에 경복궁을 다시 찾았다. 점심 때가 되어 먼저 점심을 먹었는데 오얏카츠라는 가게에서 먹었다. 아마도 오얏은 조선왕조의 李에서 온 것이 아닐까 잠시 생각했다. 간판이 우정국로로 되어 있는데 조계사 옆에 우정국이 있고 그쪽에서 길 이름이 붙은 것 같다. 

 

가게 이름처럼 그릇이 대체로 꽃모양으로 나오고 설명대로라면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먼저 소금에 찍어 먹고 이후에 소스에 찍어 먹으라고 한다. 두툼한 돼지고기가 훌륭했다. 반찬으로 명이나물을 주는 것도 신기했다.

 

2023년 봄 경복궁을 찾았을 때 문화해설사 선생님이 해설을 하고 계셨고 위치도 근정문 앞이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들어 보았다. 고궁의 입구 부근에 있는 금천교를 설명하고 계셨고 외출이 자유롭지 않았던 궁녀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이곳에서 곡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근정문을 지나 똑바로 근정전으로 향하지 않고 문화해설사 선생님은 사람들을 이끌고 이 자리에 와서 근정전을 바라보게 했다. 북한산과 인왕산이 마치 좌청룡 우백호처럼 근정전을 두고 양쪽에 둘러진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하시는데 진짜 그런 것 같다. 근정전을 이 구도로는 처음 본 것 같은데 멋졌다.

 

엔데믹이 가까워지면서 주말 봄 경복궁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여러 그룹의 가이드가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근정문에서 바라보는 근정전보다 근정전에서 바라보는 세종대로에서 예전 왕의 시선을 느껴보라고 한다. 세종대왕은 경복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왕이었고 이 자리에서 품계석에 급수대로 줄을 서 있는 신하들을 상상할 수 있는데 품계석은 정조 때 처음 설치했다고 한다. 해설사 선생님은 정조 이전이 배경인 드라마에 품계석이 있으면 어딘지 불편한 느낌이 든다고 하시는데...

 

이 석상의 정체는 앞에 있는 석상들이 십이지에 나오는 동물들이어서 닭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 통통하게 생겨서 닭같아 보인다) 남쪽을 관장하는 주작이라고 한다. 그 증거로 북쪽에 현무 석상이 있는 것을 들고 있다. 

 

근정전의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2층인 구조로 층고가 높고 천정에는 용이 조각되어 있다. 많은 문화 해설사 분들이 일월오봉도를 설명하면서 만원짜리 지폐를 보여주시는데 왕이 가는 곳마다 특정 그림을 병풍으로 두르는 문화는 아시아에서 조선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들으니 아시아가 아닌 지역에는 그런 문화가 존재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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