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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야기

2006, 남산 Part 2

남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다. 희미한 기억으로 4호선 회현역에서 내려서 리라초등학교, 숭의여고 근처를 지나다 보면 케이블카 타는 곳이 나왔고 거기서 타고 올라갔던 걸로 기억한다. 2006년 봄에 찾았을 때는 서울 성곽을 본답시고 열심히 걸어서 올라와 버려서 그냥 사진을 찍는 걸로 만족했다. 밤에 봐야 동대문이나 명동 쪽에 불이 들어온 모습이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이 순간은 케이블카를 탈 베스트 타이밍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벚꽃은 일본을 많이 연상시킨다. 중국에서 온 학생과 벚꽃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 데 그 학생은 '중국에는 벚꽃이 없는 데 한국에 벚꽃이 많은 건 신기하다. 아마 일제 시대에 일본 사람들이 잔뜩 심어 놓고 간 게 남은 것 같다.'라고 했는 데 나는 주워 들은 데로 반박해 줬다. '실제로 일본 사람들이 심어 놓은 것도 있기는 한 데 사실 가장 많이 퍼져 있는 왕벚나무는 제주도가 원산지다. 일본의 국화의 원산지가 한국인 게 일본 사람들에게는 황당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식물학자들이 그렇다고 이야기 하는 걸 보니 사실은 사실인 것 같다.' 요즘 일본에 나온 만화 '혐한류'에는 이 내용도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벚꽃의 원산지를 날조할까. 하여간 우리들도 벚꽃=일본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 지 벚나무가 늘어선 길에 이런 푯말이 서 있었다. '이 벚나무는 한국이 원산지인 왕벚나무 입니다. 몇년 몇월 며칠 OO은행 기증'  (해방 후 수십년간 일본에서는 일본의 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무지 노력했고 일본의 왕벚나무는 제주도 원산이 아닌 오시마 벚과 올벚 나무의 교잡종임을 보였다고 한다.)

 

남산은 서울의 성곽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 성곽에는 봉화대가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로 외적이 침입했는 지 여부 등을 알렸다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이랬는 데 다른 나라는 과연 어떻게 했으려나? 지금도 오사카에 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어떻게 규슈에 사는 가토 기요마사한테 조선을 침략하라고 명령하고 전황을 보고 받았는 지 궁금하다. 단순히 사람이 전하기엔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 보이는 데..

 

일본으로 가기 직전이었던 2004년 여름 우리나라에서는 '파리의 연인'이라는 드라마가 유행이었다. '애기야~' '내 안에 너 있어' 등의 대사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고. 오랜만에 드라마에 등장한 박신양이 하고 나온 두꺼운 넥타이 등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 드라마에 김정은(드라마속 이름은 '강태영'이었던 것 같고 SBS의 회사 이름인 '태영'에서 따왔다는 말이 많았다. 드라마 자체도 간접광고가 너무 많다는 비난을 받기는 했다.)이 자전거를 타고 이 앞을 지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드라마가 당연히 일본에서도 방영이 되었는 데 애매한 낮시간에(내 기억이 맞다면 오후 3시쯤) 방영이 되어 별 반향을 못 불러온 것 같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면 이곳에도 일본인 관광객이 몰렸을 지 모르겠지만.  

 

안중근은 우리나라에서는 영웅이고 일본에서는 테러리스트로 교과서에 실린 인물이다. 문제의 후쇼샤 교과서에는 그렇게 되어 있지 않지만 다른 교과서에는 안중근은 한국의 독립의식을 고취 시켰다는 우리나라 교과서를 인용한 주석이 달려 있기도 하다. 국사가 단 한 종의 국정교과서인 우리나라에 비해 우리가 욕하는 일본의 교과서는 여러 종류의 검인정 교과서가 존재하여 스펙트럼이 넓을 가능성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전체를 놓고 보면 우리의 교과서가 일본의 교과서 보다도 좀더 왜곡되어 기술된 부분이 현재는 더 많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변화의 방향을 놓고 보면 우리는 객관적, 실증적으로 가는 반면에 일본은 우경화 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일본의 가이드북인 '지구를 걷는 법'에 보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사람이고 일본에서는 테러리스트 한국에서는 영웅이라는 기술이 그대로 실려 있다. 그리고 정당한 재판없이 사형을 선고 받았고 감옥에서 조선 평화에 대한 책을 썼고 그의 의연한 자세에 간수마저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조선의 식민지화에 반대했던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여 결국 조선이 식민지가 되는 것을 재촉한 결과를 낳았으니 그의 의거가 한국에 정말 좋은 것인지는 좀 의심스럽다는 평과 함께. 단, 이 박물관의 내용물은 안씨인 내가 봐도 볼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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