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 1년만에 부산을 찾았다. 1박 2일 일정이었고 첫날 저녁, 둘쨋날 점심은 출장 장소에서 제공이 되고 둘쨋날 아침은 호텔에서 제공이 되니 내가 마음대로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식사는 첫날 점심 밖에 없었다. 부산역 근처에서 뭔가를 먹고 싶은데 만두, 밀면도 좋지만 조금 다른 것을 먹고 싶었다. 살짝 텐돈이 먹고 싶어 검색을 해 봤는데 멀지 않은 곳에 괜찮아 보이는 가게가 검색이 되어 가 보기로 했다. 이름은 코카모메인데 작은 갈매기라는 뜻일 것 같았다.
거리상 멀지는 않았지만 부산역에서 가는 길이 어마무시한 오르막 길이라 더운 날씨에 너무 힘들었다. 포기하고 시원한 밀면을 먹을까 하는 생각을 몇번을 하던 중 마지막 고비인 168 계단 모노레일이 운행 중단인 것을 보고 좌절했다. 결국 땀으로 범벅이 되며 168 계단을 올라갔다. 텐돈집이 문을 닫았거나 텐돈이 맛없으면 눈물날 것 같았다.
가게가 간판이 눈에 확 띄는 편이 아니라 지나칠 뻔 했다. 게다가 코카모메가 일본 한자로 적혀 있고 달리 한국어로 표기되어 있지 않았으니. 테이블링을 하려고 하는데 직원 분이 나와서 바로 안내를 해 주셨다.
가게의 시그니쳐 메뉴인 것 같은 코카모메 텐돈을 시켰다. 가격은 11,000원이었다. 밥의 양이 조금 작아 보였는데 원하면 리필을 해 주시겠다고 했다. 맛은? 다행히 좋았다. 표고버섯과 꽈리고추, 김은 그냥 그랬지만 새우 2마리, 호박, 가지, 계란이 맛있었다. 튀김을 접시에 덜어서 먹는 게 우리나라 텐돈의 특징인 것 같다. 결론은 고생해서 올라올 만 했다. 다행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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