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전도 왕의 공간이니 일월오봉도가 있다. 혹자는 해와 달이 왕과, 왕비 그리고 우리나라 국토를 상징하는 5개의 대표적인 산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정설로 확실하게 굳어진 건 아닌 것 같다. 왕이 가는 곳마다 특정 그림을 병풍처럼 배치하는 문화는 일본, 중국 등에는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화인 것도 신기하고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해와 보름달이 동시에 떠 있는 그림을 그린 것도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사정전은 난방 시설이 되어 있지 않고 좌우에 있는 만춘전과 천추전에 난방시설이 되어 겨울에는 이곳을 사용했다고 한다. 오른쪽 만춘전은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았다고 하는데 사진 속의 천추전은 살아남은 듯 하다.
왕의 침전인 강녕전의 모습이다. 용마루가 없고 인조 때 헐려나가 희정당을 짓는 데 사용했다고 하는데 고종 때 경복궁이 재건되면서 다시 지어진 것 같다.
경회루를 이 각도에서 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조선시대에 1000명이 연회를 할 수 있도록 하중 계산을 해서 설계한 것이 놀랍다. 연못 가운데 위치해야 하고 돌기둥 으로 지지하고 위에 목조 건물을 올린 것인데 이 건물에 대해 하륜이 남긴 글에서는 건물과 국가 시스템과 비교하며 이 건물에 온 사람이 그 뜻을 알기를 바랬다고 한다. 건물의 설계는 박자청이라는 건축가가 맡았는데 창덕궁의 금천교, 성균관의 문묘를 설계한 사람이라고 한다. 장영실처럼 천민 출신으로 재능을 발휘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경회루의 모습은 이렇다.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의 기둥 배치가 보는 각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듯 이 건물도 그런 것 같다. 오키나와의 사신은 이 건물 특히 용 그림에 감탄했다고 하는데 고종 때 재건하는 과정에서 경회루의 용그림은 빠졌다고 한다. 오키나와 사신이 경복궁에 대한 인상이 좋았는 지 오키나와의 슈리성을 지을 때 경복궁의 이미지를 많이 가져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 슈리성을 보았을 때 딱히 경복궁의 이미지를 느끼기는 어려웠지만 성곽의 문이 우리나라 남대문과 같은 숭례문(슈레이몬)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뭔가 연관은 있는 것 같았다. 용 그림은 없지만 경회루 연못에 용 2마리를 넣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경복궁 복원 과정에서 경회루의 물을 다 뺐고 당시에 1마리만 발견이 되었다고 한다.
경회루 남쪽에는 수정전이라는 건물이 있다. 그냥 편전의 하나이고 별 특색이 없는 건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유홍준 교수님은 이곳이 원래 한글이 창제된 집현전이라고 한다. 집현전, 홍문관을 거쳐 고종 때 중건이 될 때 수정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에 집현전이라는 현판을 붙이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하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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