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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다시보기

2006, 서라벌터, 대릉원

왕국은 사라지고 지방의 마을이 된 경주에는 봉분들과 건물의 주춧돌만이 옛 영화를 기억하고 있다.

 

신라복장을 한 모여라 꿈동산 남녀 인형이 양쪽을 지키고 있는 대릉원의 정문이다. 대릉원은 천마총을 비롯하여 미추왕릉, 황남대총이 모여 있는 고분군이다. 불행히 기차시간의 압박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경주 엑스포의 마스코트이기도 하고 여기 서있는 인형도 화랑을 모델로 만든 것 같다. 화랑도는 삼국통일의 정신적 기초가 되었다고 하는 데 역사는 이긴 사람의 것이라 그렇게 전해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원래는 남자만을 위한 것이었고 여자를 대상으로 했던 원화는 각종 부작용(?)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고구려의 고분은 벽화의 이름이 고분의 이름이 될 때가 있다. 사신도가 있는 고분은 사신총, 무용도가 있는 고분은 무용총이 되는 것 처럼. 그럼 신라의 고분인 천마총에는 천마도라는 벽화가 있을까? 정답은 '아니다'였다. 천마총이 천마도에서 이름을 따온 것은 맞지만 천마도는 말 안장에 그려진 그림이고 신라의 고분은 내 기억이 맞다면 '돌무지덧널무덤'이어서 - 학생들이 알아보기 쉽게 한자어를 순 우리말로 바꾸었다는 데 여전히 어렵다 -_-;- '돌방무덤'인 백제나 고구려와 달리 벽화가 없다.

대릉이라는 이름은 삼국사기에 미추왕을 백성의 애환에 귀를 기울인 성군으로 기술하면서 그가 재위 23년만에 승하하셨고 대릉에 묻혔다는 기록이 있어 미추왕릉을 대릉원으로 부르면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정문 앞에서 입맛을 한번 다셔주고 발길을 돌린 게 더 아쉽게 느껴진다. 치토스의 광고처럼 외치고 싶다. '언젠간 보고 말거야!'

 

옆에 있는 찻길 때문에 운치가 좀 떨어지긴 하지만 찻길 너머의 가게들의 모양들이 나름대로 재미있어서 걸어줄만한 거리인 대릉원의 돌담길이다. 게다가 쏟아지는 햇빛이 있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할아버지가 계실 때는 내가 지금 일본 교토의 어딘가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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