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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별곡

2006, 태백, 태백산, 눈꽃열차

태백산 등산로는 잘 닦여져 있어서 겨울 산행도 무리가 없도록 되어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가끔 비료 봉투를 썰매로 타 주어서 발자국도 안보이는 매끄러운 눈길을 만들어 준다. 비료푸대로 썰매를 탄다는 것이 코메디 프로그램에서나 나오는 말인 줄 알았는 데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었다. 가끔씩 사람들이 타고 내려오는 비닐에 '토실이','맛자랑'같은 비료 이름이 웃음을 짓게 하지만 아이젠이 달린 신발을 신은 사람들이 썰매를 타고 위에서 나를 향해 내려올 때는 꽤 위협적이기도 했다.

 

우리가 어느 산에 설경을 보러 간다고 하면 이런 장면을 상상할 지 모르겠다. 표면이 살짝 얼어 있는 계곡의 바위에 눈이 소복히 덮여있고 멀리 눈덮인 산의 모습이 보이는.

 

일정이 촉박해서 태백산으로의 짧은 등산은 매표소와 정상인 천제단 한 가운데 쯤있는 장군바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관광 팜플렛에 보니 천제단 근처에 절경이 많은 데 기차시간만 4시간 30분이 걸리는 곳을 당일치기로 보려고 하니 정작 목적지에서는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태백산 눈꽃 열차는 이런 사진을 광고용으로 띄우고 있다. 닥터 지바고에 나올 것 같은 이런 화면을 기상 관측사상 최고기온을 경신한 지난 크리스마스에서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그냥 눈이 대충이라도 덮인 산을 봤다는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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