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빌라촌은 큰 평수의 고급 빌라가 많은 곳 정도의 이미지였다. 그곳에 프랑스 학교가 들어서고 프랑스인이 모여살게 되면서 서래마을이라는 이름이 붙고 '한국 속의 작은 프랑스'라는 말도 나와서 뭔가 프랑스의 분위기가 생겼을까?하는 상상을 하면서 찾아가 봤다. 서래마을은 서초역에서 고속버스터미널역으로 이어져 있는 데 고속버스터미널역 부근 입구에 서래공원이라는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뭔가 개념을 갖고 이렇게 저렇게 만들었다는 안내판이 있지만 그냥 겨울에 봐서는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서래마을에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살게 된 건 프랑스 학교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인 학교가 있는 개포동에는 별로 일본 사람이 없는 데 프랑스 사람은 아이들 통학거리를 줄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한 모양이다. 학교라고 하면 교정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데 방배동 같이 땅값이 비싼 곳에 교정이 있는 학교를 짓기는 무리였던지 그냥 빌딩의 모습이었다. 유럽같다는 주장?이 있는 이곳의 거리를 아무리 걸어도 도저히 프랑스 같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 데 이곳에서 나오는 프랑스 아이들을 보니 그래도 프랑스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살기는 하는 것 같았다.
프랑스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노천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한잔 마셔보고 싶어서 서래마을을 찾은 사람이 있다면 실망을 할 지도 모를 것 같다. 그냥 강남의 여느 곳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라. 서래마을에 있는 카페 중에 좀 특이한 곳은 엄지빈이라는 카페였는 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의 반을 개조하여 카페로 쓰고 있었다. 서래마을에 왔으니 이전에 스트라스부르에서 먹었던 기억이 있는 에스프레소를 마셔보고 싶었는 데 이 가게에는 모카프레소만 있다고 했다. 그 차이는 잘 모르겠지만 모카를 에스프레소 주전자에서 내려서 주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주문해서 먹어 봤다. 맛은 괜찮은 것 같았는 데 기계가 아닌 주전자에서 수동으로 내린 것이라 좀 식은 상태에서 나오는 게 미리 그렇다는 경고?를 듣고 각오했던 것이지만 그래도 좀 아쉬웠다.
서래마을 언덕 위에서 서초역까지 이어진 길에는 몽마르뜨 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파리의 몽마르트르처럼 거리의 화가가 있는 곳은 아니고 그냥 평범한 아니 평범함만 못해서 마을버스 이외의 대중교통이 다니기 힘든 길이다. 봄에 방배중학교 울타리에 개나리가 피면 그나마 예쁠 것 같기는 하다만.
몽마르뜨 길 옆에는 몽마르뜨 공원이 있다. 이곳도 여름에 풀이 있으면 그나마 봐줄만할 지도 모르겠을 정도의 느낌이다. 사진에 찍은 간판에는 그래도 몽마르뜨의 사크르 쾨르 사원이 그려져 있지만 뒷면엔 에펠탑 그림 위에 몽마르뜨 공원이라는 글자가 써 있다. 목동의 파리 공원은 어떤 모습일까? 내지는 목동에 파리 공원 만들 데 세트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 파리의 서울 공원은 파리 어디에 붙어 있는 어떤 모습의 공원일까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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