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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야기

2007, 법원 검찰청, 교대

법전을 양쪽으로 펼쳐놓은 것 같은 디자인의 우리나라 법원의 모습이다.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 법원의 판결은 주목을 받고 뉴스에도 제법 나오는 곳이다. 검찰청은 옆에 있고 가정법원도 같이 있는 지 배우자가 싫어할만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가끔 '그거 잘못하면 나 서초동 가야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지리적으로도 3권분립을 만들어 놓은 독일에서는 대법원이 Karlsruhe에 있어서 중요한 판결이 있으면 'Karlsruhe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뉴스 멘트가 나온다고 들은 듯 한데 우리는 다 서울에 있으니 '서초동의 결정을 기다린다.'고 해야 하려나? 서초동은 그렇게 유명해지지 못했지만 국회가 있는 여의도라는 지명은 가끔 뉴스의 주목을 받는 듯 하다.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사회 교과서에서 보던 법원은 이런 모습이었다. 법원이 서초동으로 이사오기 전에는 덕수궁 뒤에 이런 모양의 건물로-어떻게 보면 일본의 동경대학이나 게이오 대학의 어느 건물 같다- 존재했었다. 지금은 미술관이 되어 있고.

서울 강남에 자리잡은 대학교다. 요즘 동방신기 같은 가수들 때문에 앞에 2글자 붙여 네글자 이름 짓기가 유행인 것 같은 데 내가 대학을 다닐 당시에는 대학 앞에 뭔가 2글자를 붙이려는 시도들을 했던 것 같다. '민족 고대', '민주 연대', '애국 한양', '해방 이화' 같은 식이었는 데 별달리 그런 것들이 없던 서울대는 농담삼아 오래된 도색잡지 이름인 '선데이 서울'을 붙였다. 그리고 교대에는 '법원 검찰청 교대'라는 이름이 붙었는 데 서울대학의 사람들은 웃고 넘어갔지만 교대 사람들은 조금 기분 나빠했던 것 같다. 경제 위기를 겪고 웰빙 열풍이 불면서 초등학교 선생님은 최고의 직장 중 하나가 되어 이곳도 성적순으로는 명문대가 되가고 있는 듯 한데.  

 

요즘 땅값이 비싸져서 운동장이 없는 학교들도 많이 생기고 있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대는 잔디 축구장이 있는 운동장이 있다. 잔디축구장에서 체육수업을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을 보니 내가 어릴 때 이곳에 다니려고 했다가 은행알 굴리기에서 실패해서 못 가게 되었던 아련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대학 졸업하고 회사 다니다가 이곳에 다시 들어간 친구가 초등학교 선생님 되려고 나이 들어서 운동장 돌고 기계체조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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