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제주도 여행의 세번째 날에 찾았다. 제주도 남쪽의 서귀포 시에 들어가니 가로수도 야자수고 뭔가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어느정도 모습을 드러낸 서귀포의 월드컵 경기장도 보였다. 태풍으로 상판이 날아가 버리는 아픔도 있었고 연고팀이 없어서 거의 놀고 있는 경기장이 되어 버리긴 했지만, 이 경기장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군데의 축구장 중에 하나로 뽑혔다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다. 제주도에는 유명한 폭포가 3개가 있는 것 같다. 천제연폭포, 천지연 폭포와 정방 폭포인데 천지연 폭포와 정방폭포는 서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름은 천지연 폭포가 뭔가 있어 보이지만 대체로 두 폭포를 다 본 사람들의 반응은 정방폭포가 낫다는 것이었다. 그 결정적인 이유가 정방폭포가 바다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Lonely Planet에 보면 우리나라의 몇몇 가이드 북에서 정방폭포가 세계에서 유일한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라고 했지만 실제는 아니라고 나와있다. 하다못해 우리나라 옆에 일본에도 그런 폭포가 있고 정방폭포보다 높이도 높다는 것 같다. Cyber제주에 들어가보니 세계에서가 아니라 한국에서 유일하게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라고 나와있다. 여기서 우리는 과감하게 전원 청소년 표를 끊으려는 시도를 했는 데 표끊어주는 아가씨가 믿기지 않는 듯 따지기 시작했다. 당시엔 내가 실험실 회계를 관리하고 있어서 표를 끊었는 데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모두 77년생 이하냐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77년생 이하라고 믿었나 보다. 어찌되었든 실험실 후배 한명이 생년이 78년생인 주민증은 내밀어 사태는 수습되었다. 표를 파는 분이 선배를 가리키며 '저 체크무니 남방 입은 분도 77이하란 말이에요?'라고 물어 그 분이 정방폭포에서 매우 움츠리게 했었다. 나이아가라폭포나 이구아수 폭포를 감상했던 사람이라면 썰렁하기 그지 없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기껏해야 몇몇 인공폭포나 강촌의 구곡폭포, 억지로 생각하면 노르웨이 어디 지나가다 본 폭포 정도의 경험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폭포도 상당히 괜찮게 느껴졌다. 물론 폭포는 바다로 떨어지고 폭포 앞으로 펼쳐진 바다도 기분좋게 바라볼 수 있었다.
정방폭포는 바다로 떨어진다. 그런데 떨어지는 곳이 바다로 터져 있을 뿐이고 약간의 계곡을 지나야 바다가 나온다. 그래서 불행히 바다와 폭포를 한 카메라에 담기는 쉽지 않다. 정방폭포 앞 바다는 이렇게 생겼다. 이 바다를 태평양이라고 우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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