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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별곡

2007, 용평 리조트

동계 아시안게임을 한 적이 있고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평창의 대표적인 스키리조트인 용평 리조트이다. 여름엔 골프장으로 활용하고 단체 손님에게 할인을 적용해 주어 학회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데 그래서인지 용평은 스키 시즌보다 비 시즌에 간 기억이 더 많다. 2007년에 다시 용평을 찾았을 때는 사진 뒤로 보이는 그린피아라는 고층 건물이 새로 들어선 것이 특이해 보였다.

 

춘천, 남이섬과 함께 용평도 겨울연가를 찍은 곳이지만 관광특수는 별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럼에도 겨울연가를 위한 마케팅을 위해 힘쓴 흔적은 조금 보이는 데, 일단 호텔에서 TV를 보면 용평 자체 채널에서 겨울연가 중에서 용평에서 찍은 화면 best3를 골라서 계속 틀어주고 카페의 이름도 '처음'이라고 지어 놓고 배용준과 최지우의 사진을 여기 저기 세워 놓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드라마 속에서 유진(최지우)이 다니던 춘천의 고등학교에 준상(배용준)이 전학을 오고 음악시간에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치는 것으로 시험을 보는 데 배용준이 그 곡을 친 다음에 '처음'이라는 제목의 곡을 치는 장면이 나오는 데 이 카페의 이름도 그 장면에서 따온 것 같다.

 

용평리조트에는 타워콘도와 빌라콘도가 있다. 빌라콘도는 방이 크고 슬로프 옆으로 있는 데 단체로 올때는 자주 이용하지만 몇 안되는 일행으로 올 때는 이곳이나 호텔을 이용한다. 이름 그대로 입구가 탑모양으로 생겼는 데 1층에서 엘레베이터 타고 한참 올라가야 2층 로비가 나온다. 꽤 특징있는 건물이어서 타워콘도 입구로 들어갈 때면 내가 용평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겨울연가라는 드라마를 보면 이 호텔이 뒤로 보이는 슬로프에서 최지우와 배용준 단 둘이 있는 장면이 나온다. 눈이 덮여 있는 계절이니 야간 스키라도 할 법하고 하여간 스키 시즌에 용평이 너무 조용한 분위기어서 이상했지만. 거기서 배용준이 여기는 아무리 큰 소리로 울어도 아무도 못 들을 테니 마음껏 울어보라고 하는 장면을 이 호텔 TV에서 봤다. 이제 들어선 지도 좀 되어서 현대적이지도 고풍스럽지도 않은 애매한 디자인의 건물로 보이지만 드라마 속에 그런 장면을 기억하면 봐줄만 한 것 같다. 여름에 용평에 오면 늘 할 일이 없어서 고민을 하게 되는 데 이번에는 볼링, 수영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볼링은 대화료 1,000원에 게임당 3,500원으로 시중의 볼링장과 별 차이가 없어서 괜찮았는 데 대전에 비해 스트라이크가 잘 안 나오는 것 같았다. 수영장은 내부 수리를 어느정도 거쳐서 깨끗했고 자연채광이라 바깥에 사람이 다니면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하 수영장에 비하면 기분 좋게 수영을 할 수 있었다. 대신 사우나는 별게 없어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2층에 올라가서 마사지라도 받아 봤어야 했는 지...

 

학회를 비 시즌인 용평에서 할 때 일행이 많지 않으면 교통편과 숙박 때문에 늘 고민에 빠진다. 서울이라면 하루에 한편 쯤 버스가 있지만 다른 지방에서는 산넘고 물건너야 하고 숙박도 근처의 민박은 안하고 용평 내의 콘도와 호텔은 싸게 해 주어서 1박에 7만원 수준이라 뻔한 출장비를 받아서 가면 큰 폭의 적자를 면하기가 힘들다. 선생님들의 골프사랑에 학생과 서민은 좀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은 데. 2007년 여름 학회때는 일행이 2명이어서 호텔을 처음으로 이용해 봤다. 5 star로 붙어 있지만 그렇게 보긴 힘든 수준. 그래도 이만한 숙소에서 잠 자는 것도 꽤 사치이고 1박에 7만원이니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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