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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를 찾아서

2006, 공주, 공산성 Part 3

공산성 안에는 영은사라는 절이있다. 백제시대의 절은 아니고 조선 세조때 지어진 절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천혜의 요새였던 곳이어서 임진왜란 때는 승병들의 숙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건물 하나하나의 조형성이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방송으로 틀어놓은 스님의 불경을 읽는 소리,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마당에 널어놓은 고추가 우리나라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느낌을 주어 좋았다.

 

영은사의 불전 전면의 벽화는 스토리가 있어서 재밌었다. 맨 오른쪽의 그림은 잘렸지만 소를 찾아 나서 소를 발견하고 그 소를 만나는 부분이 그려져 있다.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오른쪽부터 소를 길들이고 2번째 그림처럼 길들인 소가 점점 흰색으로 변해간다. 세번째 그림은 완전히 흰색으로 변한 소를 타고 있고, 네번째 그림은 그 소를 떠나보내고 상심한 모습, 5번째 그림은 다시 아무도 없는 자연을 보여주고 그 다음은 하늘색바탕에 검정색 원을 그려 놓았다. 깊은 뜻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불교의 가르침과 깨달음의 과정을 표현한 것 같았다.

 

웅진에 안정적으로 자리가 잡혀갔던 백제의 동성왕 때 금강이 바라보이는 이곳에 연못을 만들고 금광가 연못 사이에 정자를 세웠다. 내가 찾았을 때는 불행히 수리 중이어서 공사현장을 볼 수 밖에 없었고 그냥 우리나라의 목조 건물이 분해하면 이런 모습이라는 걸 슬쩍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만하루는 수리중이었지만 만하루에서 백제의 동성왕이 바라보았던 금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물론 뒤의 배경은 많이 바뀌었겠지만.

 

공산성에서 만하루와 함께 가장 전망이 좋은 금강변에 위치한 누각은 공산성의 북쪽 문인 공북루이다. 금강교에서 공산성을 바라볼 때 성벽 사이로 보이던 누각이 바로 공북루였다. 천정에는 조선시대 누군가가 쓴 한시도 있지만 그걸 해독할 능력이 안되는 나에게는 누각에서 바라본 금강의 모습이 더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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