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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그리고 강화

2006, 강화, 전등사 Part 2

강화도 전등사에 있는 금강역사상의 모습이다. 일본의 금강역사상은 위협적인 이미지일 때가 많은 데 우리나라의 금강역사상은 가끔 해학적이고 귀엽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놈은 윤장대라고 한다. 옆에 손잡이가 있어서 돌릴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안에는 불경이 들어 있어서 이걸 한바퀴 돌리면 불경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

 

10년쯤 전에 로마를 여행할 때 나보나 광장이라는 곳에 간 적이 있다. 나보나 광장에 있는 분수와 그 앞에 있는 건물은 라이벌이었던 조각가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 건물을 향해 있는 조각상이 건물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데 '라이벌 조각가가 지은 부실한 건물이 무너질 것'이라는 뜻으로 그렇게 조각했다고 들었다. 어떤 조각은 너무 추한 건물을 못봐주겠다는 뜻으로 얼굴을 천으로 덮어놓은 형상으로 만들어 놓기도 했고. 이런 이야기는 유럽에만 있는 줄 알았다. 인물조각은 불상 정도이고 당초문양, 용문양 등을 그릴 때 건축가의 감정을 담기는 어려우니. 그런데 전등사 대웅전 구석에 이 벌거벗은 여인상 - 진짜 여인인지는 모르겠다. 보는 사람들은 다 원숭이 같다고들 하는 데.- 은 뭔가 사연이 있었다. 이 건물을 만들 때 목수의 아내가 집을 나가 도망가서 목수가 새겨 놓았다는...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불교의 사원과 신사가 자주 함께 공존하는 걸 보게 된다. 동경에 있는 아사쿠사의 센소지도 그러하고. 그때 자주 들은 이야기가 우리나라는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가 아주 극적으로 받아들여 지면서 토속신앙을 밀어내고 국가적 이념으로 자리잡았지만 일본은 토속신앙과 합쳐지면서 스며들어간 형국이라 그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전등사에는 삼성당이라는 곳이 있었고 토속신앙을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교는 토속 신앙과 조금은 어울린 모양이다. 삼성당이라는 건물이 가끔 다른 절에도 존재한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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