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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그리고 강화

2008, 석모도

석모도로 가는 배를 타는 삼보해운의 선착장이다. 석모도로 가는 선착장은 2군데가 있는 데 이곳은 그 중에 좀더 먼 곳이다. 멀다고 해도 항해시간은 15분. 가까운 쪽은 항해시간이 5분이다. 배삯은 천원, 자동차는 7천원을 받는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선착장이 꼭 주차장같이 생겼다.

 

석모도로 가는 배에서 바라본 강화도의 모습이다. 이곳은 새우깡으로 식성을 버려 놓았다는 평을 듣는 수많은 갈매기가 날아드는 곳이다. '느낌이 있는 여행'이라는 책에서 이곳에서 배를 타서 갈매기들을 보면 히치콕의 영화 '새'가 생각난다고 써 있다. 그 글을 쓴 사람에게는 갈매기가 너무 많아서 새우깡을 받아 먹는 모습이 귀엽다기 보다는 수많은 갈매기가 좀 괴기스럽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뭐, 사실 나도 이놈들이 나를 집중 공격하면 어쩌나 하는 느낌이 들긴 했다.

 

석모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민머루 해수욕장에 갔다. 동막 해수욕장이 우리가 알고 있던 해수욕장과 좀 다른 곳이었다면 이곳은 그래도 파라솔이 꽂혀있고 튜브를 빌려주는 우리가 아는 그림의 해수욕장과 비슷한 곳이었다. 물론 수영복 보다는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호미를 들고 갯벌에서 뭔가를 캐는 사람들이 대세이긴 했지만 여기는 그래도 좀 나가면 수영도 할 수 있는 곳. 파라솔은 대여하면 의자를 가져다 주는 식이었고 대여료는 만원이었다. 뒤에 있는 평상은 3만원이었고. 우리는 삼겹살이 아닌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을거라 파라솔을 빌렸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하필이면 가장 해수욕을 하기 좋은 오후 2시 쯤에 물이 빠지면서 바닥이 드러났다. 해수욕을 못하는 사람들은 대신 호미를 하나씩 들고 갯벌에서 뭔가를 캐는 것 같은 데 나는 그냥 물이 빠지면서 생기는 안개의 모습을 바라보는 걸로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