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대로와 테헤란로가 만나는 삼성역 사거리의 모습이다.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 어딘가에서 보고 멋있어서 퍼왔다. 방향을 봐서는 휘문고등학교가 있는 언덕에서 내려다본 모습인 데 코스모타워에서 찍으면 이런 화면이 나오려나?
사진 왼쪽의 글라스타워쪽 출구의 공사가 끝나고 오른쪽 건너편 농협이 있는 출구 쪽에 공사가 진행중인 걸로 봐서는 비교적 최근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캔을 납작하게 찌그러뜨려 세운 듯한 모양의 삼성 글라스 타워와 건너편의 우리나라 80년대 고도 성장기에 우리나라 무역 성장의 수직상승을 상징해서 디자인 했다는 무역센터가 보인다. 무역센터 뒤로는 물론 코엑스와 그 뒤로 아셈타워가 있고. 무역센터 왼쪽으로 처음 지었을 때 라마다 르네상스에 비해 촌스러운 외관으로 욕을 먹었던 인터콘티넨탈 호텔과 지금은 조금 의미가 퇴색했지만 지을 때만해도 롯데월드에 버금가는 우리나라 최고의 백화점이었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점이 보인다. 당시에 현대백화점은 최초로 슈퍼에서 바코드에 의해 가격이 카운트 되는 시스템을 도입해서 아줌마가 붙어 있는 가격표를 보고 입력해서 계산하던 모습에 익숙한 이용객을 놀라게 했다.
이전에는 나름대로 뽀대나는 건물이었지만 이제는 주위 건물 때문에 초라해 진 한국전력 본사가 오른쪽 뒤로 보이고 그 뒤로는 타워 팰리스를 제치고 평당 가격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에 등극한 현대의 I-Park가 보인다. 물론 언덕 너머로는 한강이다.
뉴욕의 맨하탄 까지 가지 않더라도 홍콩이나 싱가폴의 개성있는 빌딩들은 그 나라의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유적하나 없는 인구 200만의 도시국가 싱가폴에 1년에 찾아드는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관광객보다 많다고 하니 빌딩이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이런 생각은 서울시 관계자도 했는 지 테헤란로를 태극기 거리로 지정하고 태극기를 꽂아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겠다는 시도를 했다. 결과는 글쎄다. 태극기보다는 각 빌딩에 조명을 어떻게 해보는 시도를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2004년 크리스마스부터 2005년 1월1일까지 한국에 다녀왔다. 정말 즐거운 일주일이긴 했는 데 정신이 없기도 했다. 오랜만에 집에 와서 잘 쉰다는 것과는 거리가 좀 멀었던 것 같기는 하다. 이번에는 본의 아니게 시간을 놓쳐서 김포-하네다 노선을 끊었다. 비행기값이 좀 비싸기는 했지만 정말 한적한 하네다 공항과 김포공항의 국제선은 흐뭇했다. 물론 도심에서 더 가깝기도 하고. 김포공항에서 집까지는 공항 터미날까지 가는 리무진을 이용했다. 우등좌석버스같은 좌석에 논스톱이고 6000원이라는 요금이 좀 비싸긴 하지만 600엔으로 바라보면 용서가 된다. 공항 터미날에 내린 시점은 크리스마스 저녁. 인산 인해를 이루는 코엑스몰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은 그때 내가 찍은 건 아니고 누군가가 찍은 걸 훔쳐온 것이라 한가한 모습이지만 그 순간은 발디딜 틈이 없어 보였다.
코엑스몰에는 이번 시즌에는 le coque라는 회사가 스폰서를 해서 -아마 스포츠 의류회사인 듯- 사진에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 평범해 보이기는 하지만 장소가 장소인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일본에서 유행했던? 파란색 전구 크리스마스 트리는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에서 볼 수 있었다.
동경의 쇼핑몰들에 익숙해진 지금에야 코엑스 몰이 별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처음 열었을 때는 그 세련된 모습에 감탄했던 것 같다. 지금에야 늘 보던 코엑스 몰의 모습에 익숙해져 동경의 왠만한 쇼핑몰이 그냥 그렇게 다가 왔지만.
지금 다니는 곳에 면접보러 들어왔던 1월말까지도 코엑스몰 안쪽으 크리스마스 장식은 남아 있었다. 올해가 개의 해다 보니 개 모양의 장식이 들어선 듯 하다. 물론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는 곳이 되어 있었고.
구 러시아 대사관이라고 하면 아마 고종이 아관파천 때 도망간 러시아 공사관을 떠올릴 것 같다. 그런데 사진 속의 건물은 그 놈은 아니고 1988년인가 소련과 수교하였을 때부터 몇년간 대사관 역할을 하던 건물이다. 노태우 대통령의 몇안되는 업적으로 북방외교의 성공?을 꼽는 데 고르바쵸프 이후 소련은 붕괴되어 이곳은 러시아대사관이 된다. 러시아 깃발이 펄럭이고 위성방송을 보기 위한 접시 모양의 안테나가 보이던 건물이었지만 지금은 어딘가로 이사가고 테헤란 밸리 옆에 있는 벤처기업 건물이 되어 있다.
2005년 10월 모 연구원에 면접을 보러 서울에 왔다. 10월은 서울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에서 공항리무진을 타고 무역센터에 내렸다. 무역센터 앞을 장식한 국화 장식들이 나를 맞아 주었다. 국화 옆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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