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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별곡

2009, 영월, 장릉

영월은 라디오스타로 유명해지기 전에는 단종의 유배지로 알려진 곳이었다. 지리책에서 석회석 산지로 본 것 같기도 하지만. 단종의 릉인 장릉을 찾았는데 문화해설사 분께서 이곳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다. 유배가 되었다가 승하한 뒤에 후대에 다시 왕으로 복위된 단종의 특성 때문에 왕릉의 기본 형식에서도 많이 벗어나 있고 유일하게 도성에서 100리 이상 벗어난 왕릉이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장릉은 언덕 위에 있고- 조선의 왕릉 중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있다고 한다- 릉에서 바라본 건물들은 사진처럼 배치되어 있다. 왕릉으로 계획된 곳이 아니라 삼도는 90도 꺾어져 있고 릉의 옆구리에 절을 하게 되어 있다. 문화해설사님 말씀으론 왕릉은 왕이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존경을 받는 것보다는 자기 아들에게 정상적으로 왕위를 잘 물려준 경우에 갖출 것 다 갖춘 완벽한 형식에 좋은 위치에 삐까뻔쩍하게 자리잡는다고 하는데 그럴 것 같다.

 

선릉을 보았던 어렴풋한 기억을 떠올려 보아도 장릉은 뭔가 많이 없는 것 같다. 왕릉이 아닌 왕후릉 수준으로 보일 정도로. 봉분 밑에 병풍석도 없고 왕릉을 지키는 석상도 반으로 줄어 있다. 이곳에서 단종에게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고 하는데 나도 하나 기원해 보았다.

 

단종은 물론 궁정화가에게 초상화를 남길 수 없었다. 예전에는 영정 그림이 없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상상화 한 점이 영정 사진을 대신하고 있다. 영월의 지방관이 머루를 따서 단종 임금에게 바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선릉을 보아서는 최근에 복원된 건물일 것이라 추정되지만 정릉 옆에는 릉을 지키고 제사를 지내기 위한 사람들이 기거하는 건물들이 있었다. 하긴 이전에 사극을 보면 능지기도 정 몇품의 벼슬이었던 것 같기는 하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잠시 조선 시대의 어느 마을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창덕궁의 낙선재나 운현궁에 온 것 같은 느낌도 좀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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