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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기행

2006, 전주, 전동성당

적벽돌로 쌓아올린 모습이 서울의 명동성당을 연상시키는 전주의 전동성당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들어오던 초기에 지어진 유서깊은 성당이고 영화 '약속'에서 박신양이 결혼하던 장면을 촬영해서 더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2001년에는 몸이 잘리고 목만 나온 내 얼굴 뒤로 보이는 전동성당을 내 사진첩 어딘가에 존재하는 작품을 학교 구내 사진실에서 받아보고서 전주 객사 사진에서 내 옆에 나온 친구의 전위적인 사진 솜씨에 감탄해 줬고 2006년에는 이 사진을 찍고나서 옆에 있던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지 혼자 찍고 있냐'는 말을 들었다.

 

전동성당에서 눈길을 끈 부분은 천주교의 박해로 순교한 우리나라의 인물들이 스테인드 글라스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었다. 기하학적 무늬나 성서의 인물이 장식하던 고딕풍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두루마기를 입은 선비가 장식하고 있는 게 신기해 보였다.

 

'약속'이란 영화가 있었다. 박신양이 조폭의 중간 보스였고 전도연이 의사로 나왔던 영화였고 제시카라는 가수의 good bye라는 노래가 꽤 인기를 끌었다. 기억은 가물 가물해서 박신양이 '호텔, 조-옿쟎아요'라고 전도연에게 말하던 장면 정도가 생각이 난다. 정말 영화처럼 조폭의 중간 보스를 치료해준 여의사의 말로는 자기보다 나이 많은 간호사에겐 무섭게 굴면서 자기한테는 '선생님'하면서 고분고분했고 상처 꿰맬 때 조폭이라고 마취 안하고 해달라고 조르고 아픈 것 참고 있는 모습이 터프하다기 보다는 귀여웠다고 했는 데 영화같은 사랑은 현실에선 잘 이루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영화는 영화이니 박신양과 전도연은 전동성당의 두 천사가 내려다보는 제단 앞에서 사랑을 맹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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