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본관인 전주에 의식을 올리는 사당을 지었다. 그곳이 경기전이고 원래는 방대한 규모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파괴되고 새로 다른 건물들이 들어서 일부만 남아 있다고 한다. 조선을 건국한 왕의 사당은 물론 신성한 곳이다. 말을 타고 들어가서는 안되고 말에서 내리라는 下馬碑가 앞에 서 있다.
전동성당과 길건너 마주하고 있는 경기전의 입구이다. 박해받던 천주교의 성당인 전동성당이 조선왕조를 건국한 이성계를 모시는 사당인 경기전과 붙어 있는 것이 꽤 놀랍게 느껴진다. 경기전에도 왕릉처럼 神門이 있다. 가운데를 터 놓고 위를 창살처럼 뚫어 놓아 영혼이 다닐 수 있도록 했다고 하는 데.
경기전의 태조 사당에는 물론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처음 조선 초기에 만들어 거의 500년을 버텨오다가 고종때에 너무 낡아져서 궁정화가가 원본을 복사해서 다시 그린 그림이 현재 걸려 있다고 한다. 신성한 조선 태조의 초상화이니 구겨서 버릴 수는 없고 소중하게 태워 묻었다고 한다. 왕의 초상화도 왕과 같은 대접을 받았고 왼쪽 회랑 구석에는 초상화가 한양에서 전주까지 타고? 오던 가마가 전시되어 있다.
경기전에는 의식을 준비하거나 음식을 보관하고 경기전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살기도 하는 건물들이 딸려 있다. 마청, 서재, 동재, 어청, 누상고, 전사청 등의 건물들인데 버스 시간에 쫓겨 하나 하나를 따라가면서 즐길 수 없었던 것이 좀 안타깝다. 그래도 이런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곳을 걷는 것 만으로도 사극의 등장인물이 된 것 같아 즐거웠다.
2001년 서울에서 보기 힘든 대나무 숲을 보고 신기하다고 느꼈던 경기전 협문에 다시 섰다. 경기전에서 협문을 넘어오면 대나무숲 길이 있고 그 뒤로는 예종의 태실비-탯줄을 항아리에 담아 땅에 묻고 그 자리를 표시하는 비석-, 역사보존 기념비 -임진왜란 때 이곳에 있던 전주사고만 무사해서 조선왕조실록이 보존될 수 있었다.-, 그리고 전주사고가 나온다. 가운데 본전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꽤 다른 분위기가 펼쳐지는 것이 경기전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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