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부산역과 함께 또하나의 부산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 사상 터미널이다. 어렴풋한 부산 버스터미널에 대한 기억으로는 어딘지 남루한 느낌이었는 데 다시 보니 백화점도 들어서고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들어서서 나름 깔끔하고 활기있는 모습이었다.
사상구의 골목은 이렇게 생겼다. 이 길은 차가 안 다니지만 이 길에 만약 차가 다닌다면 노란색 선으로 표시된 양쪽 가장자리가 인도가 된다. 이러한 길 구조가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었고 그래서 인상에 깊게 남아서 부산의 길 하면 지금도 아슬아슬하게 좁은 인도가 먼저 떠오른다. 골목 뒤로 산자락에 자리잡은 사하구가 눈에 보인다.
언젠가 신문에 이곳을 찍은 사진이 한 장 나왔다. 제목은 '달동네도 색 잘쓰니 그리스같네.'였던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에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이 유명해졌다. 섬 언덕 위로 건물을 희게 페인트로 칠해 놓고 지붕을 파랗게 칠해 놓은 건물들이 복잡하게 모여있는 곳인 데 에게해의 푸른 바다와 멋지게 어울려서 론리 플래닛의 그리스 편의 배경 사진을 장식하고 있기도 했고 파란색과 흰색을 상징으로 하는 포카리 스웨트의 광고 배경으로 나오기도 했다. 사진을 봐서는 느낌이 산토리니하고 비슷하다고 우기기는 좀 무리가 있지만 나름대로 예쁘기는 하다. 산토리니 사람들은 관광객을 계속 불러모으기 위해 해마다 관광 비수기가 되면 돈을 걷어서 흰색을 새로 칠한다고 하는 데 사진속의 저곳도 명소가 되면 그럴 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은 유명해 지기만하면 정동진 처럼 개발이라는 이름 하에 망가지고 마는 데 저곳은 망가지지 않고 더 예쁘게 가꿔졌으면 좋겠다. 전주의 한옥마을처럼 멀리서 본 화면은 예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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