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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근교로

2006, 수원, 화성 Part 3

방화수류정이 아름다운 이유는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연못이 있는 주변과의 조화가 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동북포루에서 바라본 방화수류정은 뒤로는 인구 100만이 훌쩍 넘게 성장한 수원을 배경으로 꽤 멋지게 보였다.

 

장대는 군대를 지휘하던 건물로 서장대가 높은 곳에서 성 전체를 내려다보며 작전을 지휘할 것 같은 분위기라면 동장대는 담이 둘러쳐진 대궐같은 분위기다. 그래도 대궐은 아니어서 내 눈에는 담쟁이가 덮이고 곡선을 그리는 성의 벽이 더 멋지게 느껴진다.

 

타원형 건물속 나선형 계단이 있는 동북공심돈은 화성에서 가장 특이한 건물로 꼽힌다. 게다가 그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 볼 수도 있고 그 위에는 사또(?) 복장을 한 알바생(?)들이랑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창룡문을 보면서 화성의 4대문이라고 하는 팔달문, 화서문, 장안문, 창룡문을 모두 보게 되었다. 확실히 서울성을 한바퀴 도는 것에 비하면 편안하고 아름답다. 1996년 수원성을 처음 찾았을 때 창룡문 앞에서 지나가던 아저씨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 아저씨는 카메라를 들여다 보지도 않으시고 가슴쯤에 카메라를 들고 나를 향해 셔터를 누르셨다. 나중에 그 사진 속에 내가 들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 창룡문을 보니 사진첩 어디엔가 있을 그 사진을 다시 꺼내보고 싶어진다.

 

전기가 없던 조선시대에 통신은 봉화와 파발을 이용했다. 전쟁같이 위급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는 봉화대에 불을 피워 알렸는 데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로 신호를 보냈다. 5개의 화두가 쌓여 있고 위급한 정도에 따라 올라가는 불이나 연기의 개수가 달라졌다는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가장 위급한 전쟁의 상황에서 5개가 모두 올라간 것 같다. 이런 시설은 서울 남산에도 있지만 성곽이 잘 남아 있는 수원의 봉돈이 더 고혹적으로 보인다. 물론 복잡한 도심 한 가운데 이런 시설이 남아 있는 남산도 독특한 매력이 있지만.

 

팔달문에서 시작한 화성 일주는 팔달문에 돌아오면서 끝이 났다. 그리고 팔달문으로 돌아오면 지동시장이라는 재래시장이 나온다. 음식을 만들면서 피어오르는 짙은 연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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