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넉달만에 수원 화성을 다시 찾았다. 그 사이에 방문자 여권을 구해서 스탬프 투어를 시도하기로 했고 수원 화성에서의 도장은 수원 화성 박물관에서 받게 되어 있다. 수원 화성 박물관은 화성 행궁 옆에 있는 놈인 줄 알았는 데 그 멋진 건물은 미술관이었고 화성 박물관은 수원천 너머 구청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안내 데스크에서 도장을 찍고 입장권을 샀다. 코로나 시기에는 무료로 개방했던 것 같은데 이후에 정책이 바뀌어 2000원의 입장료가 생겼다. 전시물은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충실했다. 정조의 행차를 실물 크기 모형으로 정리하고 있다. 창덕궁에서 수원화성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가 않았고 최대의 난관은 한강을 건너는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유명한 배다리가 이용되었다고 한다.
수원 화성은 UN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고 같이 지정된 다른 성 몇 개의 모형을 같이 전시하고 있다. 중국 시안성과 일본의 히메지 성 모형이 있는데 덴마크의 크로넨보어 성은 조금 생뚱 맞아 보였다. 어쩄든 일반적인 성은 해자를 두른 모습인데 수원 화성은 산성처럼 지어져서 도시의 성벽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을 어필하려는 듯 했다.
화성은 성벽 역할을 했고 성 내부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성 안의 마을의 모습, 요즘으로 치면 신도시 같은 곳일텐데 디오라마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정교했다.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 디오라마도 있는데 잘 만들어 놓았고 당시에 동네 어르신들도 초대를 했다고 한다. 지금은 100세가 되면 대통령이 지팡이를 내린다고 하는데 정조 시대에는 60세가 되면 국왕이 지팡이를 하사했다고 한다. 그때의 60이 지금의 100살에 해당하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한 쪽에는 화성 행궁터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나온 건축재를 전시하고 있다. 도성 박물관에서도 봤지만 또 한번 잡상을 아주 가까이서 봤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정조는 국방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화성의 방어에도 조총, 불랑기포를 배치했다고 하는데 말로만 듣던 불랑기포가 이렇게 생겼다는 것은 처음 보게 되었다. 크기는 바주카포 정도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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