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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기행

2014, 광주, 양림동 회색 벽돌 건물들

전주의 한옥마을 만큼은 아니지만 광주의 양림동도 요즈음에는 매우 유명해지고 젠트리피케이션이 많이 진행되어 트랜디한 장소가 된 것 같다. 블로그에서 양림동을 검색하면 맛집과 까페 정보가 가득 나온다. 양림동은 개화기에 선교사 들이 많이 정착한 곳이라 오래된 서양식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건물은 오웬 기념관이라는 곳인데 선교사 오웬이 세운 교회 건물이었고 당시에 변변한 콘서트홀이 없어 당시에는 중요한 공연들을 이곳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옆에 있는 교회는 적벽돌 건물이지만 이 건물이 지어질 때만해도 적벽돌을 굽는 가마가 잘 보급되지 않았고 주로 청나라에서 건너온 건축가들이 서양식 건물을 지어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회색 벽돌 건물이 많았다고 한다.

 

확실히 옆에 있는 적벽돌 건물에 비해 오웬기념관이 더 오래되 보이는 것 같다. 회색 벽돌로 되어서 예전에 갔었던 상하이의 신티엔디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든다. 상하이의 신티엔디에는 트렌디한 가게가 많이 들어서서 가로수길같은 분위기라고 했는데 지금의 양림동도 그렇게 변하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2014년까지는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양림동에서 가장 유명한 회색 벽돌 건물은 우일선 기념관일 것 같다. 우일선은 선교사이고 본명은 윌슨이라고 한다. 윌슨을 우일선으로 표기하니 정말 한국사람 이름 같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인데 양림산 위에 있어 언덕을 올라가야 했다.

 

건물도 아름답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멋졌다. 우일선은 원래 제중원에서 일하던 의사겸 선교사였고 이곳은 죽은 사람들을 풍장하는 곳이었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사택 치고는 매우 크게 지었는데 사치스럽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많은 사람들에게 후하게 임금을 주면서 지은 건물이었고 서양사람들을 귀신처럼 생각하던 지역 사람들을 자주 초대하여 친근감을 갖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우일선 기념관 옆에는 양옥집이 하나 있는데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았다. 기회가 되면 한번쯤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우일선 기념관에서 언덕을 내려오면 수피아 여고가 나오느데 수피아 여고에 있는 수피아 기념관도 우일선 기념관이나 오웬 기념관처럼 회색벽돌 건물로 되어 있다. 시리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