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식집이라는 말을 들으면 횟집을 생각한다. 이전에 일본어를 배울 때 학생이 일본인이었던 선생님한테 '선생님 일본 사람들은 뭐 먹어요? 맨날 회랑 초밥만 먹나요?'라고 물어 봤다. 선생님은 어이없다는 듯이 '밥하고 반찬먹구요. 국도 같이 먹어요.'라고 대답했다. 내가 일본에 있을 때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한국 사람은 맨날 불고기, 삼겹살만 먹나요?' 내 대답도 같았다. '반찬해서 밥 먹어요. 국도 같이 먹구요. 김치도 알고보면 반찬의 일종이에요.'
알고보면 제주시는 항구도시였다. 그리고 배들이 정박한 항구가 있다. Lonely planet에서 유채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신혼부부들이 제주도에서 많이 보이는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에 오징어들이 빨려들어가듯이 제주도로 몰려든다고 말하고 있는 데 그 말을 들었을 때 제주도랑 오징어가 별로 연결이 안되어서 무슨 소리인가 했다. 울릉도랑 착각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지금도 제주도와 오징어가 연결이 되는 건 아니지만 물고기를 끌어들이려고 램프를 매달아 놓은 배들이 많이 있고 그런 배들이 물고기를 잡고 있다는 건 이 장면을 보고 동의하게 되었다.
제주시는 항구이고 제주도는 배를 타고도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렇게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한성항공이 청주-제주간을 비수기 평일 낮시간에 편도 3만원에 팔고 있는 걸 봐서는 배값을 보니 가격경쟁력이 없어 보이기는 했다. 제주의 감귤이 나무 몇그루로 애들을 대학까지 보내주던 비싼 과일에서 겨울에 싸게 사면 한개에 150원 정도에도 살 수 있는 싼 과일이 되었듯 비행기도 비싼 교통수단의 상징에서 배삯보다도 싸지는 교통수단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제주 여객터미날은 정말 한산한 모습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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