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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살아가기

2009, 충주, 수안보

충주 버스터미널에서 수안보행 버스를 타면 충주 시내를 거쳐 40분 정도 만에 수안보에 도착한다. 온양에 지하철이 연결되면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느낌이 든다. 규모의 경제가 안되다 보니 호텔 숙박비나 온천 이용요금도 온양보다 살짝 비싼데 시설도 낙후되었으니 그렇다고 온천 수질이 그쪽보다 특별히 좋은 건 모르겠고. 그럼에도 시골 티는 조금 벗은 시내의 풍경을 보여주지만 오히려 나는 시골 분위기가 나는 재래시장에 더 눈길이 갔다.

 

나름 수안보에서는 비싸고 좋은 호텔이라 기대하고 찾아간 수안보 파크호텔. 언덕 위에 있어서 이렇게 생긴 언덕길을 올라 가야 했다. 나같은 뚜벅이는 어떻게 가라고...-_-; 뭐 노천 온천하기 전에 땀 뺀다고 생각해 주기로 했다. 언덕은 그렇다 치고 분위기는 꽤 썰렁해서 무슨 귀곡 산장에 가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1900년에 태어나신 이성봉이라는 초기 기독교인이 있었던 것 같다. 그분이 한국도자기 주인집에서 사위를 얻어 그 사위가 그분을 기리며 호텔 안에 조그만 교회를 만든 모양이다. 처음에 봤을 때는 이름도 그렇고 일본의 호텔 옆에 결혼식을 위해 만든 건물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실제로 예배도 진행하는 모양이었다. 언덕 길을 열심히 올라온 저질 체력의 아저씨에겐 사진을 찍으며 잠시 숨을 돌리는 포인트.

 

일단 외관은 별로 으리으리하지 않았다. 4 star 호텔이긴 했지만 그냥 산골짜기 유스호스텔 같아 보였다. 노천 온천이 달린 사우나는 투숙객은 6천원에 이용할 수 있는데 산속의 노천 온천이라 기분이 좋기는 하지만 시설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비치 되어있는 샴푸의 성분이 특이해 보인 것 정도를 빼면 딱히 좋은 걸 모르겠고 사우나는 특히 좀 실망스러웠다. 새로 올라가고 있는 호텔이 어떤 지 모르겠지만 사조마을, 상록호텔 그리고 이곳을 거쳐 본 느낌으로는 충청권에선 온양이나 유성이 나은 것 같다. 물론 한적한 느낌이 좋아 이곳을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침대방이 만실이라 온돌방을 배정받았는데 오랜만에 자보는 온돌방이라 느낌이 신기했다. 도자기 회사에서 운영하는 호텔이라 찻잔은 고급품이 비치되어 있는 것 같은데 기왕 비치하시는 거 홍차랑 커피를 먹는 잔을 따로 두셨으면 전문 기업의 이미지를 더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면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이겠지? 이 모든 것보다 '괜찮아유' 말투의 프론트 직원이 더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고 있는 걸 보면 충청도에 3년 살고도 충청도 사람은 안 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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