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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야기

2024 1월, 양화진 외국인 묘원

마포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예전에 차클 투어에서 썬킴이 찾아갔던 양화진 선교사 묘원을 찾았다. 지금은 그냥 서울의 서쪽 같은 느낌이지만 조선시대에 이곳은 서울이 아니었고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나룻터였다고 한다. 구한말 조선에 들어와 있던 외국인이 사망하자 (당시에는 본국에 유해를 보내기 어려웠을 것 같다.) 4대문 안에 서양 귀신을 놓을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이곳에 묻었고 이후에도 활용이 되어 외국인 묘역이 되었다고 한다.

 

  서양의 묘지에는 봉문을 하지 않는데 일부 묘지는 봉분이 있고 조선과 서양의 양식이 혼합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묘지와는 달라서 약간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일본의 요코하마나 하코다테 같은 곳의 외국인 묘지를 갔을 때 받는 이국적인 느낌과 비슷했다.

 

썬킴은 우리나라를 위해 애써준 외국인을 기억하자고 했지만 이곳은 주로 선교사가 많이 묻혀 있고 그래서 기독교의 성지가 된 것 같다. 아펜젤러, 어비슨, 언더우드 같은 분들이 잠들어 있는데 언더우드를 한자로 원두우로 표기하고 한자로 비석을 써 놓은 것이 신기해 보였다.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베델은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에도 등장하고 기미독립선언서를 맡아 준 테일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분은 고종과도 각별했고 조선에 진심이셨던 헐버트인 것 같다. 묘비에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힐 수 있어도 조선땅에 묻히겠다는 고인의 유언이 적혀있기도 한데. 약자의 편에서서 본인의 인생에 피해를 받으면서 애써 주신 분들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숙연해 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