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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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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을, 성북동 길상사 Part 2 여느 절에 있을 법한 범종각이 있고 뒤에 주 건물인 극락전이 있다. 일반적으로 극락전은 1자형으로 건축하는데 ㄷ자형이 되어있는 점, 단청을 하지 않은 것 등이 특이하다. 장엄함 보다는 따뜻함을 강조했다고 하는데... 극락전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한쪽으로는 개울이 흐르고 개울 너머 산쪽에는 리조트를 연상시키는 스님들의 숙소가 있고 개울을 따라서는 산쪽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개울을 건너는 예쁜 다리가 있고 다리 넘어 있는 것이 김영한 여사의 사당이라고 한다. 진향이라는 함흥의 기생이었다가 자야라는 애칭으로 불리웠던 시인 백석의 연인, 백석이 지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주인공 그리고 분단으로 백석과 떨어지고 대원각의 주인이 되셨다고 하는데... 사찰 보다는 고궁에서 잘 보이는 아치형의 문도 ..
2023 가을, 성북동 길상사 Part 1 유홍준 청장님은 성북동이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담은 지붕없는 박물관이라고 하셨는데 일단 대중 교통이 편하지 않은 곳이고 그래서 사생활이 잘 보장된 것 같은 공간에 각국의 대사관이 들어서 있다. 지역 자체가 지붕없는 박물관이라고 하는데 실제 박물관도 있다. 옛돌 박물관과 가구 박물관 등이 있다. 길상사는 같은 이름의 절이 일본 도쿄도에도 있어서 흔한 절 이름으로 생각했는데 길상화라는 김영한 여사의 법명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일주문은 있지만 천왕문이 없는 등 건축 양식이 조금 특이한데 그 이유는 이곳이 원래 대원각이라는 요정이었고 주인인 김영한 여사가 기증하여 사찰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길상사에는 4사자 석탑이 있는데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것 같다. 김영한 여사는 시인 백석의 연인으로 영화같은 ..
2023 가을, 세종, 충무공 이야기 광화문에는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장군상이 있다. 혹자는 누런색으로 된 세종대왕상의 색이 너무 맘에 안들고 세종대왕이 이순신 장군의 엉덩이를 보고 있는 구도도 맘에 안든다고 하시던데... 지하에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에 대한 박물관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는 오리지날 유물은 거의 없는 듯 하고 현대적인 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한쪽에는 서울의 명소를 그려놓은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박물관을 보고 나오니 저녁이 되었고 광화문의 야경이 눈에 들어 왔다.
2023 가을, 국립고궁박물관 Part 2 드디어 경회루 연못 속에 넣었다는 용을 실물로 보게 되었다. 모양은 근정전 천정에 있는 놈에 비하면 그렇게 많이 몸을 꼬지 않고 있고 발톱도 많이 만들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예상에 가까운 형태인데 생각보다는 큼직하게 만들어 연못 안에 넣었던 것 같다. 한 마리는 누군가가 훔쳐간 것일까? 왕실에서 사용한 도자기들도 전시하고 있는데 분청사기, 백자, 청화백자는 예상했던 바이지만 중국 풍의 화려한 그릇들도 사용했던 것 같다. 드디어 영접한 순종황제와 순정효황후의 어차이다. 세계에 몇대 남아 있지 않은데 순종 황제의 어차는 5000 cc의 배기량이고 GM의 캐딜락이라고 한다. 7인승이었고 운전석은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뒤에 있는 차는 순정효황후의 다임러 3300 cc이고 비슷한 색과 디자인으로 제작한 ..
2023 가을, 국립고궁박물관 Part 1 경회루의 용, 순종 황제의 어차 등을 보기 위해 경복궁 앞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을 찾았다. 경복궁에 왔을 때 민속박물관을 많이 가고 국립고궁박물관을 잘 안 왔던 것 같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브라질 친구들이 이곳에 오려다가 시간을 못 맞추어 못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외국인에게는 흥미있는 곳인 것 같다. 조선왕실에서 사용하던 물건 들이 전시되어 있고 얼핏 덕수궁 석조전에 있었던 전시품을 석조전 내부를 원형대로 복원하면서 이곳으로 옮겨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다. 왕이 즉위할 때 입었던 옷인데 선왕의 상중에 있는 행사라 알록달록 화려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 와중에 소매의 자수 디테일은 특이했다. 왕의 어진들도 있는데 순종 황제의 초상화도 있다. 사진과 비교해서는 약간 마르고 잘생기게 ..
2023 가을, 경복궁 Part 2 사정전도 왕의 공간이니 일월오봉도가 있다. 혹자는 해와 달이 왕과, 왕비 그리고 우리나라 국토를 상징하는 5개의 대표적인 산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정설로 확실하게 굳어진 건 아닌 것 같다. 왕이 가는 곳마다 특정 그림을 병풍처럼 배치하는 문화는 일본, 중국 등에는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화인 것도 신기하고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해와 보름달이 동시에 떠 있는 그림을 그린 것도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사정전은 난방 시설이 되어 있지 않고 좌우에 있는 만춘전과 천추전에 난방시설이 되어 겨울에는 이곳을 사용했다고 한다. 오른쪽 만춘전은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았다고 하는데 사진 속의 천추전은 살아남은 듯 하다. 왕의 침전인 강녕전의 모습이다. 용마루가 없고 인조 때 헐려나가 희정당을 짓는 데 사용했다고 하는데 고..
2023 가을, 경복궁 Part 1 2023년 가을, 일곱 달만에 경복궁을 다시 찾았다. 이제 코로나 관련 조치가 사실상 거의 해제가 되어 경복궁은 인산인해였다. 그 사이에 광화문은 변화가 좀 있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월대가 복원된 것이다. 이제는 계단 위에 광화문이 있다. 2번째는 현판인데 예전에 흰 바탕에 검정 글씨였는데 구한말 찍은 사진에 검정 바탕인 것을 확인하고 검정 바탕에 금색 글씨로 바뀌었다. 경복궁 매표소의 인파는 어마 무시했다. 한복을 입은 사람이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줄이 늘어선 건 거의 처음 보는 것 같다. 근정전에서 바라보는 세종로의 모습이다. 유홍준 교수님은 이곳의 박석을 강조한다. 창덕궁의 인정전은 일제시대 때 박석을 걷고 잔디를 깔았다가 다시 박석을 깔고 싶었으나 구하지 못해 화강암을 잘라 만들었다고 하..
2023 가을, 창덕궁 낙선재 경복궁의 건청궁이나 덕수궁의 석어당처럼 낙선재도 단청을 하지 않은 건물이다. 낙선재, 석복헌, 수강재가 같은 스타일로 붙어 있는데 낙선재가 가장 유명한 건물이어서 이 지역을 낙선재 권역으로 부른다고 한다. 낙선재에는 1989년까지 덕혜옹주와 이방자 여사가 실제로 거주했고 창덕궁은 그 이후에 개보수를 거쳐 일반에 공개가 되어 신비로운 공간의 이미지가 있었다. 낙선재로 들어가는 문이 장락문인데 흥선대원군의 글씨라고 하고 김정희의 팬이었던 흥선대원군이 김정희의 글씨체에 영향을 받아서 썼다고 한다. 장락은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여자 신선이 사는 달의 궁전의 다른 이름이고 왕의 휴식 공간인 낙선재를 신선의 세계로 생각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낙선재를 주로 조성한 왕은 헌종이라고 한다. 영화 명당에서 조정 밖의..
2023 가을, 창덕궁 Part 2 창덕궁 희정당의 모습이다. 왕의 생활공간인 희정당의 정면은 돌출된 현관이 있고 아치형의 석조 바닥이 있어 호텔의 로비를 연상시킨다. 고급차를 타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고급차의 진정한 가치는 하차감에 있다는 이야기 내지는 서울 부촌의 번호판이 주는 특권은 호텔 도어맨의 반응이라고 하는데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공간일 것이다.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은 선정전이 빈전으로 사용되지 않을 때도 희정당을 주요 업무 공간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전용 캐딜락 리무진을 갖고 있었고 운전은 내관이 했다고 한다. 내관은 정말 조선의 극한 직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희정당의 내부는 붉은 카펫이 깔려 있고 서양식 응접실처럼 꾸며져 있다. 대조전 화재 이후 재건될 떄 서양식 시설을 갖추었다고 한다. 희정당의 주인공은 순정효황후일지 ..
2023 가을, 창덕궁 Part 1 2023년 가을, 1년여 만에 창덕궁을 다시 찾았다. 작년보다 훨씬 붐비는 모습이었다. 입장권을 끊는 것 부터 제법 힘이 들었다. 경복궁이 아닌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원형을 많이 보존하고 있는 것과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축이 중요했다는 것 같다. 태종 때 왕자의 난이 있었던 경복궁보다 이곳이 자주 이용된 이후 이궁으로 지어진 창덕궁이 사실상 법궁으로 지어진 경복궁보다 더 많이 이용이 되 왔다고 한다. 인정전은 경복궁의 근정전과는 닮은 듯 다른 모습인데 대한제국의 황제국을 상징하는 노란색 창살이 일단 다른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 같다. 왕의 시선으로 인정전에서 인정문을 바라보면 이런 화면이 나온다. 경복궁의 근정전에서 내려다보면 지금의 세종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