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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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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을, 종묘 2023년 가을 종묘를 찾았다. 사진에는 담지 않았지만 종묘의 정문은 倉葉門이라고 한다. 나뭇잎처럼 번창하라는 의미로 정도전이 지은 이름이라고 하는데 문 앞의 두 글자의 획의 합이 27이고 조선 왕조가 27대까지 이어져서 정도전이 이를 예언한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당연히 그럴 리는 없을 것 같은데... 정문을 지나면 네모난 연못에 둥근 섬이 있는 연못 들이 나오고 특이하게도 공민왕의 신당이 나온다. 이성계는 새로운 왕조를 열었고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세력이 아닌 정통성이 있는 왕으로 인정받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때 고려와의 인연을 표시하는 의미로 공민왕의 신당을 종묘 안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초상화가 걸려 있으나 제사를 지내는 대상이 아니라 제사 관련된 물품은 없다고 한다. 공..
2023 가을, 경희궁 2023년 가을 경희궁을 다시 찾았다. 경희궁은 서울의 5대 고궁 중의 하나이지만 다른 고궁에 비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광해군 때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을 대신하여 지었고 원래 이 자리에는 인조의 아버지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나중에 인조 반정이 생긴 것을 생각하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경희궁은 여러가지 이유로 복원이 잘 되지 않았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흥선대원군 때 경복궁의 재건 과정에서 경희궁의 전각 90%가 해체되어 사용되었기 때문일 것 같다. 궁궐의 정문에는 화가 가운데 들어가고 경희궁의 정문은 흥화문이다. 이 문은 일제시대 때 이토 히로부미 사당의 문으로 사용되다가 해방 이후 신라호텔 정문으로 사용되다 다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경희궁의 복원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2023년 여름, 서울역 KTX가 개통되기 전까지 이 적벽돌 건물이 서울역이었다. 이곳에서 경부선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부산에 갔던 기억도 난다. 지금처럼 복잡한 서울역을 생각하면 이 공간이 서울역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게 상상이 잘 안간다. 도쿄역이나 암스테르담 중앙역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건축가가 서로 스승과 제자 사이라 그렇다는 것 같기도 했다. 2023년 9월 도쿄에 출장을 가서 찍은 도쿄역 사진이다. 10년 전쯤 찍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의 모습이다. 암스테르담 중앙역과 서울역을 바로 비교하면 비슷하다는 느낌이 안 들지만 중간에 도쿄역을 놓고 보니 변화가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했다. 서울역은 계속 행사에 사용하고 있어서 역 안을 자유롭게 구경하기는 어렵게 되어 있었다. 서울역은 조금 작게 지어져서 굳이 비교하면 암스테르담보다..
2023 여름, 한국 은행 신세계 백화점이 있는 4거리 한쪽에는 한국은행이 있다. 유럽식으로 지어진 옛날 한국은행 건물은 박물관이 되어 있다. 일제시대 때 일본은 공공건물을 무조건 석조 건물로 지어 조선 사람들의 기를 누르려고 했다고 하는데... 설계는 일본 건축가가 했다고 하고 동일인은 아닌 것 같지만 도쿄 니혼바시에 있는 일본 은행과 살짝 비슷하다. 2023년 9월 도쿄에 출장가서 찍은 일본 은행의 모습이다. 일본 은행은 아직 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서 박물관은 옆에 별도의 건물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한국 은행은 뒤에 현대식 건물로 이전하고 옛 건물은 박물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일본은행 모두 화폐 박물관이라 옛날 엽전 부터 현재 화폐, 외국의 화폐 등을 전시해 놓은 건 비슷하지만 한국은행이 옛건물을 그대로 살..
2023 여름, 명동 2023년 여름 명동을 찾았다. 흐린 날이었고 명동 성당이 이곳이 명동임을 알려준다. 명동은 도쿄의 긴자와 많이 비교가 되는데 긴자 보다는 길거리 상점이 발달해 있고 서민적인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오래된 건물이 별로 없는 건 조금 아쉽다. 극장은 옛 모습을 살려서 리노베이션한 것 같다. 중앙 우체국도 예전에는 유럽풍의 건물이었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때 파괴되어 책을 양쪽으로 펼친 모양 같은 형태로 지어졌다. 신세계는 일제시대에 미츠코시 서울 지점이었다고 한다. 시인 이상은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옥상 테라스에 가는 걸 좋아했고 옥상 테라스에서 오감도의 시상을 떠올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미츠코시 니혼바시점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얼핏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한국은행 옆에 있어서 일본은행 ..
2023 여름, 헌인릉 Part 2 인릉에서 숲길을 따라서 오면 헌인릉의 또 하나의 능인 헌릉이 나온다. 헌릉은 2개의 봉분이 있어서 인릉과 구별이 된다. 조선 초기에 조성이 되어 향로 옆에 어로가 붙어 있지 않은 구조로 되어 있는 것 같다. 홍살문에서 향로가 정자각을 이어지고 오른쪽에 비각이 있고 뒤에 봉분이 있는 구조는 동일했다. 인릉에도 비각이 있는데 비각에 들어 있는 신도비가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다고 한다. 거북 위에 비석이 올려진 형태이고 왼쪽이 세종 때 제작이 된 것이고 오른쪽은 비문이 마모되어 숙종되 리메이크 된 것이라고 한다. 인릉의 주인공은 이방원으로 유명한 태종이다. 고려말에 태어나 많은 풍파를 겪었고 즉위한 후 52세 때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56세에 승하하셨다고 한다. 2개의 봉분 중 나머지 하나의 주인공은 세종..
2023 여름, 헌인릉 Part 1 2023년 여름 헌인릉을 찾았다. 어릴 때는 소풍을 가기도 했던 곳 같은데 선정릉에 비해 접근이 좋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찾지는 않는 곳 같다. 내가 찾았을 때도 관람객은 거의 없는 매우 조용한 상태여서 왕릉의 느낌을 잘 받을 수 있었다. 대신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는 비닐로 봉분을 덮어놓는 것 같았다. 왕릉의 기본 구조는 앞에 개울과 금천교가 있을 때가 있고 영혼이 지난다는 홍살문에서 향로가 이어져 정자각이 나오고 뒤에 봉분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헌인릉은 이름처럼 헌릉과 인릉이 함께 있는 곳인데 사진 속의 능은 인릉이다. 인릉과 헌릉은 멀리서도 구분이 가능한데 인릉은 봉분이 1개이지만 헌릉은 왕과 왕비의 봉분이 함께 있어 봉분이 2개이다. 홍살문에서 정자문으로 이어진 길은 향로와 어로인데 어로가 ..
2023 봄, 경복궁 3 경복궁에서 경회루와 함께 물위에 떠있는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향원정이다. 흰색 철제로 만든 향원정 다리가 너무 이상했는데 고종 때 설치한 모습도 이러했다고 한다. 경복궁의 북쪽 영역은 고종의 공간이라고 한다. 고종은 신문물에도 관심이 높아서 일본, 중국보다 먼저 전기를 들여왔고 이곳에 백열전등을 설치했다고 한다. 연못의 물을 발전기 냉각수로 사용하였고 에디슨도 동양의 미지의 나라에서 국왕이 요청하여 전기 공사를 해 주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전구를 설치했을 때 열이 많이 발생해서 연못의 잉어가 모두 죽어서 떠올랐고 당시 사람들은 불길한 징조라며 신문물을 경계했다고 하는데... 이 기단은 세자가 기거하던 동궁에 있던 자선당의 기단이라고 한다. 일제시대 때 오쿠라 호텔에서 뜯어가 도쿄의 ..
2023 봄, 경복궁 2 국왕이 많은 신하와 공식적인 의결 절차를 거칠 때는 근정전을 활용했지만 대부분의 집무는 편전인 사정전에서 보았다고 한다. 철학적인 의미를 그것도 휴식의 의미보다는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를 담은 건물들은 왕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일직선으로 쭉 뻗어 사생활 보호에 취약하고 아늑한 맛이 떨어지는 경복궁은 형제의 난을 기억하는 태종 뿐 아니라 이후의 왕 들도 살짝 기피하는 장소가 되었다고 하는데... 경복궁에 재충전을 위한 공간이 경회루일 것이다. 지금은 일월오봉도로 바뀌었지만 옛날 만원 지폐에 들어가 있었고 오키나와의 사신이 구름 위의 용과 같다고 극찬했다는 건물인데 가장 많이 애용한 왕은 연산군이었다고 한다. 경회루 2층은 시간을 정해놓고 개방을 해서 시간 맞추어 예약을 하면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
2023 봄, 경복궁 1 2023년 봄, 1년 반만에 경복궁을 다시 찾았다. 점심 때가 되어 먼저 점심을 먹었는데 오얏카츠라는 가게에서 먹었다. 아마도 오얏은 조선왕조의 李에서 온 것이 아닐까 잠시 생각했다. 간판이 우정국로로 되어 있는데 조계사 옆에 우정국이 있고 그쪽에서 길 이름이 붙은 것 같다. 가게 이름처럼 그릇이 대체로 꽃모양으로 나오고 설명대로라면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먼저 소금에 찍어 먹고 이후에 소스에 찍어 먹으라고 한다. 두툼한 돼지고기가 훌륭했다. 반찬으로 명이나물을 주는 것도 신기했다. 2023년 봄 경복궁을 찾았을 때 문화해설사 선생님이 해설을 하고 계셨고 위치도 근정문 앞이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들어 보았다. 고궁의 입구 부근에 있는 금천교를 설명하고 계셨고 외출이 자유롭지 않았던 궁녀들은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