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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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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한라산 어리목-영실 2001년 기계학회를 빙자한 제주도 여행의 첫번째 날에는 한라산을 찾았다. 논문 발표도 안했으니 나에게는 말 그대로 여행이었다. 방장을 하고 있어서 실험실 학생들을 인솔?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좀 들기는 했지만. 한라산에 가던 날 나름대로 긴장을 하긴 했다. 비가 좀 오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고 하니 오르기도 힘들 것 같고. 물론 이런 걱정들은 모두 기우였지만. 일단 아침에 호텔을 나섰다. (제주 퍼시픽 호텔에서 묵었는 데 별 4개 호텔이었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묵었다. 아침으로 나오는 한정식이 매우 훌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리목-영실 코스를 택했고 아침에 제주시 시외버스 터미날로 향했다. 일단 산에서 먹을 김밥을 챙기고 싶었는 데 아침에 문을 연 분식점을 찾기가 힘들었다. 문 잠긴 김..
2004, 한림공원 야자수를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서울 사람에게는 야자수 가로수 길도 신기해 보일 지 모르겠다. 한림공원은 원래 허허 벌판에 동굴하나 있는 곳이었지만 멋진 공원으로 만들었다고 자랑을 하고 있다. 중국의 장쩌민 주석이 온 적도 있다나? 뭐 그런걸 떠나 관광자원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싱가폴같은 사고방식을 어느정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을 전날 여행하고 소개해준 친구말로는 민속촌, 동굴, 식물원, 동물원 등등이 골고루 있어서 여러군데 돌아다니지 않고 딱 한군데 보고 말 것이라면 좋다고 했는 데 오히려 여러군데를 경험한 내 시각으로는 어느것 하나 빼어나다 할만한 것이 없는 어색한 느낌을 좀 받았다. 한림공원에서 오히려 제법 눈길을 끌었던 건 분재였다. 분재만 모아 놓은 공원을 그리 흔하게 보아 왔던 게..
2004, 협재, 곽지, 김녕 해수욕장 2004년 8월 제주도 여행의 테마는 해수욕장일지 모르겠다. 첫날 학회에서 발표하느라 연구실 동료들이 갔던 곽지 해수욕장을 놓쳤지만 협재 해수욕장에 가게 되었고. 우도의 산호사 해수욕장에서는 수영을 안했지만 수목원이 문을 닫아 김녕 해수욕장에서 또 해수욕을 했으니 제주도의 해수욕장은 꽤 잘 경험을 했었다. 제주도의 해수욕장들은 다들 아름다운 데 - 개인적으로는 동해안 보다도 좋은 것 같다. - 그중에서도 협재 해수욕장이 가장 좋았다. 바닥에 돌이 없고 밟는 느낌이 좋기도 했고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도 해서. 2004년 여름 열심히 논문을 발표하고 있었던 그 시간 연구실 동료들은 이곳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날씨도 별로였고 물도 차가웠고 가끔 바닥에 뾰족한 돌이 있어서 발바닥이 아팠다고 투덜대는 ..
2006, 중문 천제연 폭포 여미지 식물원과 천제연 폭포를 이어주는 다리 선임교의 모습이다. 빨간 다리에 흰색 부조로 천제연의 전설인 7선녀를 조각해 놓았다. 꽤 곡률이 있어서 재밌게 건널 수가 있고 중문계곡과 천제연 폭포를 감상할 수도 있다. 멀리서 볼때는 멋있어 보였지만 실제로 건너보니 별 것 아니었다는 느낌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천제연 폭포가 '지구를 걷는 법'이라는 곳에서 별 세개 만점에 별 세개를 받고 있어서 - 자매품인 천지연 폭포는 별 하나인데 비해- 꽤 호기심이 자극되었다. 딱히 좋은 지는 모르겠지만 폭포가 2군데 있고 계곡이 있고 한 면이 높게 평가되었는 지 모르겠다. 불행히 그 두군데의 폭포는 반대방향으로 있고 계곡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제법 긴 계단을 타고 내려와야 한다. 선임교에서 바라본 천제연 폭포가 꽤..
2006, 중문 여미지 식물원 '좋은 곳이다. 그런데 남자끼리 혹은 남자 혼자 가기엔 좀 그렇다.'는 평을 듣고 있는 여미지 식물원이다. 우리나라 식물원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곳이니 그래도 가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 그리고 날이 좋으니 테디베어보다는 식물원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찾았다. 여미지가 한자로 如美地였다. 여미지 식물원은 온실과 주위에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가운데에 있는 온실은 꽃, 열대식물, 선인장, 수생식물, 열대과일 등으로 각각 테마를 갖고 구성이 되어 있고 가운데에 전망대가 있는 형식이다. 복도에는 꽃으로 장식한 백설공주나 피터팬, 동물 같은 것들로 꾸며 두었고. 사진은 전망대에 오르는 계단에서 찍었다. 2001년 내가 속한 팀이 한라산을 갔을 때 연구실의 다른 팀은 여미지 식물원에 왔다. 그리고 연구실 후배가..
2006, 중문 관광단지 제주도의 중문은 일본의 하코네처럼 여러 박물관이 모여있기도 하다. 테디베어 박물관은 일본에서도 몇번 가보긴 했지만 중문에 있는 박물관들 중에 가장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상명대에서 같이 디자인에 참여해서 만들었다고 하는 데 뭔가 잘 꾸며 놓았을 것 같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찾은 순간은 박물관에 들어가기엔 날씨가 너무 좋았다. 원래 중문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은 신라호텔일텐데 드라마 '올인'을 찍고 나서는 롯데호텔도 꽤 유명해진 것 같다. 특히 롯데월드를 연상시키는 테마파크처럼 꾸며놓은 정원이 인상적이다. 2001년 나는 한라산 팀에 합류해서 한라산을 등반했을 때 실험실에 다른 친구들은 이곳에 왔다. 당시에 우리는 '가난한? 여행객'이었고 이곳에 온 그룹은 '부자 여행자'였는 데 부자 여행..
2006, 서귀포 약천사 서귀포 지역에 택시로 찾아가야 하는 관광 포인트가 2군데가 있었다. 외돌개라는 곳과 약천사. 그냥 돌 하나가 솟아있는 곳을 보는 것보다는 절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약천사로 향했다. 대적광전이라는 법당이 주 건물이고 그 앞에 한쪽에는 범종을 다른 한쪽에는 북을 넣어둔 회랑 요사채가 있다. 역사가 깊은 고찰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절 답지 않게 단아한 멋보다는 꽤 위압적인 멋이 있었다. 남국의 느낌도 나고. 대적광전 옆에는 오백나한의 조각이 있는 오백나한전이 있다. 겉모양은 평범하지만 난간에서 바라본 대적광전이나 전망이 그런대로 괜찮고 역시 핵심은 안에 있는 오백나한의 조각일 것 같다. '아라한을 증득한 500명의 스님의 모습.' 이 조각상에 대한 설명이다. '아라한'이 뭘까? '증득'이란 단어도 어렵다...
2006, ICC 제주, 주상절리 '올인'이라는 드라마에서 이병헌이 미국에 다녀와서 국제자유도시 사업에 뛰어들면서 사무실로 쓰는 곳이 ICC제주였다. 2006년 춘계학회는 여기서 열렸다. 몇몇 세션장은 너무 좁아서 제주도 하면 제주대학 이후 좁은 세션장에서 후덥지근한 가운데 고생한 이미지가 남게 되어 버렸다. 점심식사는 학교식당 밥 같은 분위기의 밥을 8000원에 내 놓은 것도 좀 충격이었고. 발표를 한 나는 학회에 등록을 해서 그냥 먹었지만 학회에 등록을 안한 학생이 먹으려고 하니 식권을 8000원에 팔았다는 엽기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어찌되었든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드라마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분위기에서 발표를 하는 건 흐뭇했다. 2번째의 포스터 발표였는 데 1999년의 첫번째 포스터 발표보다는 꽤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고 관..
2006,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월드컵 당시에 꽤나 화제가 되었던 경기장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경기장이고 돛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아름다워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장 중 하나라는 평을 받았다. 월드컵 이후 연고팀을 찾지 못해 버려진 구장이 되었고 - 하긴 리그에 끼면 원정팀들이 제주도까지 와서 원정 게임을 소화하는 부담이 따른다. 전용 버스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니.- 태풍때 돛 모양의 차양도 뜯겨 나가서 을씨년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2006년 내가 찾았을 때는 꽤 썰렁하긴 했지만 그래도 연고팀도 찾은 듯 했고 경기장도 말끔하게 수리해 놓기는 했다.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의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FC 제주 유나이티드라는 팀이 생긴 것 같은 데 어느 팀이 연고를 옮겼는 지는 잘 모르겠다. 월드컵 전에는 우리나라에 외신에서나 보던 것 ..
2006, 서귀포시 2006년 학회가 ICC제주에서 열렸다. 학회에서 제공한 숙소는 10만원을 가볍게 넘어가는 펜션뿐. 팀에서 혼자 논문을 발표하러 가는 나로서는 무리였다. 학교 후배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려 했으나 후배들은 발표하는 날 와서 그날 간단다. 옆 연구소에 있는 친구도 마찬가지고. 결국 저렴한 숙소를 찾을 수 있는 서귀포시내에서 숙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런 발상을 할 때만 해도 중문쪽에 있는 ICC와 서귀포의 거리를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막연히 행정구역상 서귀포시니 별로 안 멀겠지라고 생각했을 뿐. 결론적으로 서귀포시는 매우 길쭉하게 생겨먹은 도시였고 서귀포 시내와 학회장은 꽤 멀었다. 택시로 15분에서 20분 쯤 걸리고 요금은 8천원쯤 나오는 거리. 어찌되었든 서귀포 시내에서 적당한 여관을 찾았다. L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