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도의 추억

(84)
2007, 마라도 Part 2 개그맨 이창명이 어느 이통사 광고에 나와서 마라도에서 자장면을 시켜먹는 장면을 방영한 적이 있는 데 그후 마라도에는 자장면 가게가 3곳이 생겼다고 한다. 해물 자장면이라고 하는 데 쟁반자장 같은 이미지를 갖고 주문을 했으나 실물을 보고는 조금 당황했다. 고추장에 묻혀져 있는 오징어와 약간의 해초가 토핑되어 있었으니. 섞어서 먹었을 때 자장 소스가 좀 달큰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1번쯤은 먹을만 하다. 2번은? '싫다!' 100여가구 살고 있다는 마라도에는 절, 교회, 성당이 하나씩 있다. 더 유명한 곳은 '마라분교'라는 학교일 지 모르겠지만. 그 중에서 성당은 곡선 이미지의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고 갈대밭과 어우러져 포토제닉해 보였다. 사진으로 보니 갈대밭의 느낌이 잘 안 살아서 안타깝기는 하지만. ..
2007, 마라도 Part 1 우리나라 최남단에는 마라도라는 섬이 있다. 이름만 들어 봤고 한번도 가 본적은 없었는 데 드디어 가 보게 되었다. 마라도에는 유람선과 여객선이 다니는 데 요금은 비슷했고 단지 시간만 좀 달랐다. 출발장소도 가깝지만 다르고. 여객선은 모슬포에서 출발하는 데 유람선은 송악산에서 출발하고 배 이름도 송악산 호였다. 우도 유람선에 비해서 마라도 유람선은 주변에 눈길을 끌만한 섬이나 바위가 있지는 않다. 그냥 바다가 펼쳐져 있을 뿐. 그래도 바다 색은 예뻤다. 사진 속의 커플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마라도의 해안은 현무암질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끔 해식 동굴이 만들어진 곳도 있는 데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이 폭격을 피해 배를 숨기는 용도로도 사용했다고 유람선 안의 안내 방송에서 얼핏 들은 것 같다. ..
2007, 서귀포 건강과 성 박물관 '제주도에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박물관이 있다.'라는 명제는 '참'이었다. 좀 외진 곳이었는 데 암스텔담 같은 곳을 여행하면서도 '나름대로 재미있다.'와 '보면 별 것 없다. 시시하다.'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후자쪽에 더 설득되어 그냥 지나쳤는 데 마라도로 가는 배시간이 남았고 용머리 해안이나 조각공원보다 1시간정도 시간을 보내기에는 더 재밌을 것 같아서 들어가 보았다. 일단 외관은 조각으로 해 놓은 조경이 인상깊었다. 프리즘 모양의 건물도 특이했고. 예전에는 영화나 드라마, 코메디 프로의 소재로 문풍지에 구멍을 내서 첫날밤을 훔쳐보는 장면이 가끔 등장했는 데 요즘에는 보다 자극적인 소재가 많아서 별로 활용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딘지 그리운 옛날 생각을 나게도 했다. 어딘지 심형래 씨가 출연..
2007, 제주 경마공원 제주도는 말의 산지로 유명한데 역시 경마장이 있었다. 경마장은 도박의 이미지를 벗어나 가족단위의 손님을 끌기 위해서인지 공원으로 단장을 해서 경기가 없는 날엔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말을 형상화한 청동상이 나오는 데 꽤 멋져 보였다. 경마공원에는 봉분을 쌓아 제단을 만들고 말의 혼을 기리는 마혼비를 세워 놓았다. 하루방이 제단을 지키게 하고 비석 주위에는 장승을 둘러 놓았는 데 문득 아시안 게임에서 낙마 사고를 당한 우리나라 승마 대표선수가 떠올랐다. 그 선수가 타고 있던 말은 카타르의 국내법에 의해 안락사가 금지되어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안락사당할 운명이라고 들은 것 같은 데. 내가 경마공원을 찾았을 때는 경기는 없었고 경마장에는 연습을 하는 분들이 좀 계셨다. 경마장답게 전광판이 있고 ..
2007, 제주시 국립 제주 박물관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지방인 제주도를 겨울에 찾았다. 따뜻하다는 이미지 때문인지 공항 로비를 장식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앞의 눈사람이 조금 신기해 보였다. 국립제주박물관이 공사를 마치고 새로 개관한 듯 했다. 깔끔하게 단장된 모습이 인상적이기는 한데 건물 앞에 야자수가 있다거나 하는 걸 제외하면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겉모양이 서울의 중앙박물관을 좀 연상시켜서 제주도다운 개성이 좀 없는 듯 느껴졌다. 겉모양은 조금 개성이 없어 보였지만 내부에서 봤을 때는 돔형의 지붕 내부에 제주도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스테인드 글라스를 만들어 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너무 서양적이라는 인상도 받았지만 제주도에 뭔가 신화와 전설이 있을 법한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전시실에는 소박한 선사시대의 유물이 많아 휘황찬란한 보물..
2006년 가을, 제주도 식사일기 제주도에는 '모이세'라는 해장국집 체인이 있었다. 본점은 학회가 열렸던 신제주의 그랜드호텔 부근에 있었는 데 24시간 영업을 하고 사람이 많았다. 소고기 해장국과 내장탕이 주 메뉴였는 데 식사시간에 가면 그 두가지 메뉴밖에 안 나왔다. 24시간 영업을 한 덕분에 잘 이용하기는 했지만 조미료 맛이 좀 강하게 나는 것 같고 요즘 많이 생긴 서울의 순두부 체인에 비해 그렇게 좋은 지 잘 모르겠다. 다금바리라는 생선이 있는 것 같다. 비싸다고 하는 데, 이렇게 생겼다. 제주도에서 파는 현지 시세는 kg당 18만원이었고 한마리가 1.5kg정도 나온다. 진짜 비싸기는 하다. 회를 먹었을 때 육질이 단단한 편인 생선이었고 맛있기는 했는 데 정말 다른 생선에 비해 그렇게 맛있는 생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회를 먹고 나서..
2006, 우도 유람선 Part 2 소의 뒷다리를 지나 꼬리부분의 끝을 주목해 보면 악어가 물에 뛰어들려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악어 이야기와 함께 우도와는 이별을 하고 배는 머리를 돌려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지금부터 바이킹을 타는 정도로 흔들릴테니 갑판 위에 있는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가는 게 좋을 거라는 방송과 함께. 사진 왼쪽에 떠오른 잠수함이 보인다. 이전에 나왔던 코메디 영화 제목같은 노란 잠수함이였다. 성산일출봉이 城山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산 위에 있는 뾰족한 바위들이 마치 城같아 보여서 붙어졌다고 한다. 이 각도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은 왕관 모양으로 생겼다고도 하는 데 내 눈엔 어린왕자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같이 보였다. 유람선 안에서 방송을 하던 아저씨가 이 자리에서 짙은 색 바위에 조금 밝은 색으로 나타난..
2006, 우도 유람선 Part 1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보기 위해서 다시 성산항을 찾았다. 3번째로 보는 성산일출봉과 우도이지만 이번에는 유람선을 타고 보았기 때문에 새로운 기대를 주었다. 이전에 성산 일출봉에 올라 성산항을 바라 보았을 때 어떻게 보면 귀엽게 어떻게 보면 조금 촌스럽게 보였던 기억이 있다. 그 이미지의 주인공은 오렌지색이나 파란색의 뾰족 지붕의 집 들이었는 데 가까이서 보니 나름대로 정감있는 모습이었다. 우도를 바다에서 보는 방법은 유람선과 잠수함이 있다. 가격은 유람선 쪽이 쌌다. 승선료 15000원 + 우도 관광 요금 1500원. 파도가 심해서 우도 가까이는 가지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산을 보았으니 바다를 보자는 의지로 유람선에 올랐다. 결과는 왠만한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를 무색케 할만큼 흔들려 주었고 돌아와서는 바..
2006, 비자림 Lonely planet과 '지구를 걷는 법'에 소개된 곳 중에 비자림이라는 곳이 있다.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 '제주도에 그런 곳이 있었나?'하는 느낌이 들지만 외국의 가이드북에 소개된 걸로 봐서는 꽤 유명한 곳인 듯 했다. 비자림은 '비자'라는 나무에서 온 이름이고 영어로는 nutmeg, 일본어로는 '카야'라고 되어 있었는 데 어느쪽을 들어도 상상이 잘 안된다. 그 문제의 비자림에 가 봤다. '한라산을 실컷 보고서 또 숲이냐?'는 작은 불만을 안고서. 비자림 입구에는 두개의 사진 촬영장소가 있다. 하나는 아래 올린 비자림이라는 한자를 세겨놓은 이정표이고 보통 단체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그 옆에는 연인을 위한 사진 촬영장소가 있다. 하트모양으로 구명이 나 있는 바위인데 보통 하트모양 구멍..
2006, 한라산 성판악-관음사 2006년 다시 한라산을 찾았다. 2001년에는 어리목-영실코스를 밟아봤고 2006년에는 성판악-관음사 코스를 택했다. 성판악-관음사 코스는 경사는 작지만 긴 코스로 알려져 있었다. 25km길이에 9시간이 걸린다고 하여 꽤 긴장을 하게 했고 아침일찍 성판악을 출발했다. 한라산의 등반코스가 늘 그러하듯 계단이 잘 되어 있었고 길 양 옆으로 거의 수풀을 이루고 있는 난초가 제법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용암이 한번에 나와 확 퍼져서 방패모양으로 굳은 한라산이지만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 백록담으로 가는 길은 그래도 경사가 좀 있다. 백록담에 다다르면 나무 계단으로 잘 포장된 길이 나오지만 진달래밭 대피소 바로 위에는 발을 피곤하게 하는 현무암길이 우리를 맞는다. 그와 함께 뽀얀 안개비와 함께 나무에 핀 눈꽃이..